"내가 쓴 국내 기업분석자료를 보고 외국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나선다는
소리가 들리기라도 하면 잠을 설칩니다"

LG증권 국제조사팀의 원경희(27)기업조사역.

그는 해외지점이나 해외법인을 통해 뿌려진 자신의 기업분석자료가
외국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일때나 그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그렇게
기쁠수가 없다는 것.

기업 애널리스트(Analyst)로도 불리는 그는 국내 기업을 분석한 자료를
영문으로 작성, 해외에 있는 외국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그의 리서치자료에는 재무데이터에서부터 신기술 개발, 신사업 진출등
국내 기업관련 최신정보가 풍부하게 망라된다.

그래서 분석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항상 귀와 눈을 열어둔다.

매일 아침 사무실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국내 경제지와 외국 경제신문을
샅샅이 뒤져 해당기업에 관한 1단기사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단시간에 몰아치기식으로 자료를 수집, 분석할 수는 없죠.

수박 겉핥기식 자료는 투자정보로서 가치가 떨어지니까요"

몇달을 두고 준비해야 하는 때도 있어 여간 철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엄격한 시간 관리에 꼼꼼함이 요구되고 부지런도 떨어야한다.

여기에다 투자정보란 무엇보다 정확성이 우선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
탐방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방문시 주어지는 각종 기업 데이터더미 속에서 믿을 수 있는
고급 정보를 골라내는 안목과 능력이 기업분석가의 생명이라고 그는 말한다.

"하나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더라도 드러나지 않은 정보를 캐내야하며
기업분위기까지 읽어 외국투자자들에게 전달해야 하죠"

재무제표를 통해 과거의 기업경영상태를 진단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
그 기업의 미래 성장성까지 내다 보아야 돋보이는 분석자료를 작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국투자자들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리서치 자료를 내놓는 것도
중요하다.

시의 적절한 투자정보가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지사.

때문에 외국인들의 투자 흐름을 파악하는데 게으름을 부리는 것은
금물이란다.

그가 현재 담당하고 있는 부문은 가전 컴퓨터.

입사 당시에는 의류 섬유쪽을 맡았으나 이후 다른 분야를 맡게해달라고
졸랐다.

이름난 기업분석가로 승부를 걸기에 이 부문이 충분하다고 여겨 장기적으로
파고들기로 일찍 마음을 굳혔다.

그는 지난 96년 미국 워싱턴대(세인트루이스 소재)에서 MBA과정을
마무리하던중 특채됐으며 포부는 이 분야의 베테랑이 되는 것.

결혼 후에도, 나이가 지긋해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 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