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를 하다 보면 여성들이 각종 질환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너무
많은데 놀라게 된다.

전문적인 의학지식까지는 어렵더라도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최소한의
올바른 상식은 알아둬야 한다.

가슴은 증식 분화 및 분비 등 제반작용이 스테로이드호르몬 및 펩타이드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내분비 의존장기다.

이 내분비 기능이 어떤 이유로 비정상적이 될 때 다른 장기보다 호르몬
변화에 민감한 유방조직이 변이를 일으킨다.

또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민족에게서 발생률이 높고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식생활 변화로 유방암이 급작스레 늘고 있다고 보는 학설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환자의 5~10%에 유전적 소인이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따라서 이런 원인들을 피하면 유방암 발생의 확률은 크게 낮아진다고
증명돼 있으나 안심하고 있는 동안 암에 걸렸다면 원인규명보다 치료가
급선무다.

이 병 역시 조기발견외에 확실한 생명유지 방법이 없다.

여성들은 목욕할 때나 외출전후 옷을 갈아입을 때 자신의 가슴을 보고
체크할 기회를 갖게 된다.

관심이 많은 만큼 발견도 쉬울 텐데 조기발견이 어려운 것은 사소한
변화를 초기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일 큰 징후는 멍울이다.

그러나 멍울이 손에 잡힐 때쯤이면 이미 늦었기 일쑤다.

사마귀만한 멍울은 10억개 이상의 암세포가 무리를 지은 결과다.

가슴 언저리에 주름살이나 보조개같이 쏙 들어간 곳이 있어도 암일 확률이
높으므로 일단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야 한다.

멍울은 솟아오를 때도 있지만 표시 안나게 안쪽에 뭉쳐 있으면 만져보지
않고는 발견하기 어렵다.

이밖에 좌우 가슴의 모양이 각각이든지 꼭지 부분에 피나 다른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 가슴 색깔이 변하거나 상처가 생겨 잘 낫지 않을 때도
지체없이 병원에 가봐야 한다.

가슴이 없는 여성을 상상해보라.

여성의 상징에 생명을 빼앗아갈 수 있는 병이 생기기 전에 자주
체크함으로써 여성의 긍지를 지키도록 하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