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 친숙해지고 좀더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싶은 경우에 흔히
취미를 묻는 경우가 많다.

내가 모형비행기 취미를 갖기전에는 특별히 취미하고 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 취미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수 있게 되었다.

모형비행기를 제작하고 날리는 취미를 갖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모임의 활발한 일원이 되면서 나는 생활에 많은 변화를 발견하게 되었다.

첫째로는 내 생활에서 일요일이 주중에서 가장 일찍부터 바쁜 날이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일요일 아침의 늦잠이 주중의 피로를 해소하는 일과였지만
이제는 동트는 시간에 비행기과 각종 도구를 갖고 암사동 모형비행장으로
출발해서 우리모임의 동호인들과 비행을 즐기는 일과가 추가되었기 때문에
예전보다 일요일이 상대적으로 길어졌고 바빠진 것이다.

둘째로는 상쾌하게 새로운 한주를 맞을 마음의 준비가 된다는 것이다.

창공을 자유로이 비행하는 모형비행기를 조종하다 보면 어느덧 나는
새처럼 자유로움을 만끽하게되고 일상생활의 틀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할 개운함을 느끼게된다.

우리모임은 이런 사람들이 서로 매주마다 자연스레 암사동 모형비행장
에서 만나게 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결성되었기 때문에 자생적으로 생긴
모임이라고 할수 있다.

일요일 이른아침에 비행장에서 자주 만나고 얘기하다보니 서로 마음이
통하고 자연스레 가까와지게 됐다.

그리하여 어느덧 절친한 사이가 되어 성립된 모임이라 특별히 회칙도
없고 임원도 없는 규격화되어 있지 않은 자유로운 모임이다.

이렇게 자유로운데도 모임이 활성화된데에는 물론 원인이 있다.

같은 건물, 갈트 층에서 카오디오 전문점을 하는 최용호 회원과 RC
(리오트컨트롤)숍을 하는 문경원 회원이 기꺼이 자신들의 매장일부를
회원을 위한 써클룸으로 마련해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요일 아침의 비행시간 이외에도 만날수 있고 각자의 비행기도
제작할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국가대표선수로 국제 모형비행기 경영대회에 수차례 출전한바
있는 박병준 회원이 비행기 제작에 대한 기술적 조언과 비행장에서의
조종지도가 곁들여져서 우리모임은 여러면에서 모형비행기를 취미로 갖는
사람에게는 더이상 바랄게 없는 여건을 갖추었다고 할수 있다.

뿐만아니라 다른 회원이 기체결함등으로 비행에 어려움이 있을때 귀중한
자신의 비행시간을 포기하면서 도와주는 이병훈 박근모 회원처럼 다른
회원의 비행을 즐겁고 안전하도록 자상하게 돌봐주는 회원이 있기 때문에
우리모임은 더욱더 알찬 모임이 될수 있었다.

우리모임은 개방적인 모임이기때문에 누구라도 모형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있어 암사동 고수부지 모형비행장에서 일요일 아침에 비행을
즐기는 우리모임을 찾아 만나게 된다면 새로운 동호인으로서 즐거움을
함께할 준비가 되어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