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인가 자궁암으로 시한부인생을 살게된 주부의 모습을 다룬
TV연속극이 방영돼 여성들 사이에 부인암신드롬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이후 한동안 정기검진을 받는 여성들이 늘어났으나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하다.

자궁암은 수녀나 비구니에게선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어릴 때 할례를 받는 이스라엘남자의 배우자에게서도 발생률이 낮다.

따라서 이 병은 남성으로 인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인암은 체부암과 경부암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이 경부암이다.

경부암은 자궁경부에 가해진 자극이 세포의 이형성을 촉진함으로써
비롯된다.

세포가 막 달라지는 즈음(부인암 0기) 수술을 받으면 1백% 천수를
누릴 수 있다.

기혼여성에게 6개월마다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으라는 것도 이 단계에
암의 징후를 알기 위해서다.

실제로 50~60년대의 인기여배우 조미령씨는 우연히 친구 병문안을
갔다가 이 증세가 발견돼 수술을 받음으로써 70세가 다 된 지금까지
하와이에서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다.

부인암은 일반적으로 성생활을 일찍 시작했거나 임신중절 경험이 많을수록
발생 확률이 높다.

성배우자가 많으면 그만큼 조직마찰에 의한 자극을 많이 받고, 세균
침입기회 또한 늘어난다.

임신중절수술은 염증과 조직 손상을 일으키고, 손상된 조직은 세포의
노화및 면역력의 저하를 가져와 암이 발생될 소지를 만든다.

부인암은 그러나 일찍 발견, 빨리 수술하고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을
병행하면 완치시킬 수 있다.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 치료를 시작하면 생존율이 뚝 떨어진다.

이유없이 출혈이 있거나 악취가 나면 예후가 썩 좋지 않은 2기나 3기일
때가 많다.

통증이 느껴지고 마르기 시작하면 말기로 이때는 수술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건강은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특히 주부의 건강상태는 가정의 행복을
좌우한다.

부인암은 평소 신경을 쓰면 예방할 수 있고 불행히 걸렸더라도 빨리
발견하면 틀림없이 낫는 병이므로 의료보험으로 가볍게 받을 수 있는
정기검진을 꼭 받도록 하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