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사회로 오면서 시간사용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컴퓨터와 통신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킹 속에서 인간은 언제 어디에서든
일하는 상태로의 복귀가 가능케 되었다.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이 구분없는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산업사회에서도 음악가 미술가 소설가와 같이 일과 휴식을 시간의 굴레가
아닌 개인의 생체리듬에 따라 선택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정보화사회에서는 선택에 의한 일과 휴식의 집중뿐만이 아니라
사회의 시스템 자체가 그것을 강요하는 시대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은 퇴근하는 차속에서, 잠자리에서, 휴양지에서 일하는
파트너로부터의 끊임 없는 호출을 받는다.

그래서 이제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이 엄격히 구분되던 산업사회적
사고에서 일과 휴식이 혼재하는 정보화시대의 패러다임에 맞는 제도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일과 휴식의 경계선 파괴현상은 개인에서 기업까지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독일의 SAP사나 미국의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직원들에게 프리타임제를 적용하는 것은 물론, 많은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기 리듬에 맞추어 재택근무를 할수 있는 시대로 이전된 것이다.

글로벌 정보고속도로 24시간 전자상거래 인터넷 인트라넷 사이버쇼핑
사이버스쿨, 이러한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현상은 낮과 밤의 경계를 파괴하고
또한 가정과 직장, 여행지와 휴양지의 구분마저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수면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안면산업이 성행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도 이러한 현상에 근무시간을 적응하기 위하여
프리타임제, 플렉시블 타임제, 코어타임제, 재택근무제등 새로운 제도를
연구하고 있다.

어떻게 우리들의 일의 리듬을 변화하는 새로운 시간의 패러다임에
적응시킬 것인가.

개인과 조직 모두가 깊이 생각해야 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