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불황의 끝이 보인다는
예상이 나왔다.

통계청은 28일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동향에서 경기는 3분기말에 바닥에
이르러 9~10월쯤에 가서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경기는 하강추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향후 경기추세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2월을 바닥으로 5월까지 3개월째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지난 70년이후 다섯번의 경기순환 국면중 경기선행지수 바닥과 실제
경기저점과의 시차는 평균 7.6개월인 점으로 미루어 볼때 9~10월께 경기
회복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최근 재경원에서도 수출을 중심으로 출하가 다소 회복되고 재고도
감소하는 등 호전기미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저점은 3분기전후로
추정된다고 전망한바 있다.

경기회복전망은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문자 그대로 전망일뿐 앞으로 몇달간 여러가지
경제여건이나 경제주체의 대응노력에 따라 경기저점 도달시기는 빨라질수도
늦어질수도 있는 것이다.

더욱이 불황의 끝이 보인다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우리는 불황의
터널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가 겪고있는 불황은 단순히 경기순환국면에서 나타난
것이라기보다 새로운 국제경쟁시대에 걸맞지 않게 우리 경제체질이
약화된데에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겨울이 깊으면 봄이 오듯 계절의 순환처럼 경기회복이 기대될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또 불황을 벗어난 후에도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가격과 품질경쟁력의 제고 노력이다.

우리 경제의 고비용.저효율체질은 이미 80년대후반부터 시작됐고 그동안
엔화환율동향에 따라 수출과 경기의 부침이 거듭되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우리경제체질이 허약해 진데서 나타난 불황을 우리는 지금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불황의 끝이 언제이냐는 전망보다 경쟁력 약화요인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잃으면 생산도 수출도 저조할
수밖에 없고 이에따라 투자도 고용도 늘어날수 없는 것이다.

경쟁력있는 상품과 제품을 공급할수 있는 경제가 불황을 경험할리가
없는일 아닌가.

우리는 지금 분명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우리가 이런때에 해야할 일은 철저한 구조개선 체질개선이다.

거기에는 고통이 따르고 인내가 필요하다.

우리의 수출은 세계경제호조,엔고등 외생여건의 호전에만 기대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어려움은 어느시대에도 있다.

문제는 그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느냐이다.

경기가 풀릴것 같다는 시점에 대선이 치러지면 말의 성찬이 이어질 것이고
거기엔 고통극복과 인내의 노력이 발붙일 여지가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그동안 잠잠했거나 접어두었던 노사문제가 불거질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경기회복 그리고 성장지속을 위한 새틀을
짜야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