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는 최근 고비용-저효율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표면화되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난국타개를 위해 국내 기업들도 사업영역조정등 사업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경제연구소(소장 최우석)는 창립 11주년을 맞아 30일 상공회의소에서
"선진국의 경제구조조정"이라는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미국을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서게한 요인분석과 일본의 산업구조조정책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을 찾아봤다.

그 내용을 정리한다.

< 정리=박영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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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경제의 회복 ]]

마이클 보스킨 <미 스탠퍼드대 교수>


미국경제는 70년대 두번의 오일쇼크와 달러강세로 일본등 여타 경쟁국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하락했으며 80년대들어서는 재정지출 감축노력에도
불구 막대한 국방비 지출과 복지지출로 인한 만성적인 재정적자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90년대 미국은 마이크로 프로세서, 통신, 컴퓨터, 항공및 제약등
첨단제조업분야에서 기술우위에 바탕을 둔 경쟁력 강화로 세계제일의
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다.

더욱이 최근에 와서는 여타 선진국과는 달리 첨단산업의 높은 생산성
증가로 인플레없는 고성장을 지속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미국경제가 이같이 부활하게 된 것은 먼저 정부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건전재정의 기틀이 마련된 점을 들 수 있다.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미국정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해 규제를 완화했고
정부기구의 민영화를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민간부문이 크게 활성화됐고 정부부문도 효율성이 크게 향상돼
한때 GDP(국내총생산)의 5.9%에 달하던 재정적자 규모가 점차 감소되기
시작했다.

이에 덧붙여 최근 본인이 주도하고 있는 의회 소비자물가 지수를 정보화와
소프트화되는 경제구조의 변화를 감안해 수정할 경우 물가에 연동돼있는
사회복지지출 규모가 크게 감소해 재정적자규모가 5년간 약 2천억달러나
감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재정적자규모가 1%대 이하로 크게 축소돼 과다한
사회복지 지출로 마비상태에 있는 여타 선진국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21세기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금융자유화가 미국산업의 구조조정에 크게 기여했다.

80년대만해도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금리결정에서 업무영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정부규제하에 있었고 부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규모나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국인 일본이나
유럽의 금융기관에 뒤지게 되었다.

이에 공화당 정부는 과감한 규제완화와 동시에 정리신탁회사를 설립해
금융기관 부실문제에 적극 대처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90년대들어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M&A(인수합병)를 활성화하는등 혁신의 주체가 되었으며 신산업의
태동에 크게 기여했다.

세번째로는 유연한 노동시장을 들 수 있다.

노동시장에서도 엄격한 시장원리를 적용함으로써 한때 고용이 불안해지기도
했으나 성장의 회복으로 신규노동수요가 증대하여 결과적으로 고용이
안정되었다.

이러한 유연한 노동시장은 동시에 기업의 사업재조정 노력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했다.

현재 세계경제는 생산방식과 소비형식에 있어 질적으로 변화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식과 기술중심적 재화와 용역이 산업사회의 기반을 이루게 되면서
공장 산업기계의 소유보다는 지식소유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또한 지식과 기술중심적 재화와 용역이 거래되는 무대는 국내시장에서
세계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자가 한가지 기술에 의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며 장기적인 학습을 통한 다기능을 보유해야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근로자들은 한 직장에 머물러있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직장으로 옮겨다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직업보장이 노동정책에서 더이상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제 관리자보다는 혁신자, 안정성보다는 리스크, 임금보다는 소유,
독점보다는 경쟁이 더 중요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하겠다.

한마디로 미국은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나라보다도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적 자산과 경제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가오는 21세기에도 첨단정보화시대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