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좋을 때는 좋은 상품과 그렇지못한 상품이 잘 구별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왕성해 좋은 상품이나 그렇지못한 상품이나 대부분
잘 팔린다.

하지만 불황 때는 상황이 다르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누가 더 잘 반영하는냐, 누가 더 가격의 거품을
제거하느냐, 누가 더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펴느냐에 따라 제품간 명암이
확연히 달라진다.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경기상황이 나쁘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엄청난 판매신장을 나타내거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제품이 있다.

올 상반기중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잘 팔린 상품들은 어떤 것들일까.

한국경제신문사는 공정한 소비자조사와 엄격한 심사를 거쳐 "97년 상반기
소비자대상"상품들을 선정 발표했다.

그 결과 업종을 통틀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면서 잘 팔리는
제품에 수여되는 "대상(대상)"은 대우자동차의 중형차 레간자가 차지했다.

업종별로 선정하는 10대 히트상품에는 <>대우탱크냉장고 신선은행
(대우전자) <>삼성명품플러스1(삼성전자) <>LG프리웨이휴대폰(LG정보통신)
<>클라이덴치약(LG생활건강) <>갈아만든 배(해태음료) <>과일나라코팩
(동양화장품) <>귀뚜라미디럭스보일러(귀뚜라미보일러) <>S-6000제이드그린
(에넥스) <>청정원진육수(미원) <>아버지(소설.문이당)등이 뽑혔다.

마케팅부문에서는 <>시티폰(뉴트렌드상) <>햇반(참신기획상.제일제당)
<>E-마트(유통상.신세계백화점) <>삼성에어컨 하이쿨(제품디자인상.삼성전자)
<>엔크린광고(크리에이티브상.유공-광고주, 제일기획-광고대행사)가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번에 선정된 제품과 기업들의 의미는 남다르다.

전반적으로 상품이 잘 안팔리는 불황기에 히트한 상품들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을때였다면 얼마나 더 잘 팔렸을 것인지는 상상이 되고도 남는다.

불황기의 히트상품들,어떤 의미에서는 진정한 히트상품이다.

수상제품들은 한결같이 소비자들의 니즈(욕구)를 정확히 파악, 소비자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품질을 개선시킨
것들이다.

모두 기존 제품에 비해 한 차원 높은 제품들로서 소비자들이 평상시에
품고 있던 제품에 대한 불안 불편을 해소시킨 "3불해소 마케팅"의
산물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대상을 받은 레간자 자동차.

그동안 대우자동차는 다른 차에 비해 소음이 많고 모양도 투박하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들어왔다.

레간자는 바로 소비자의 이같은 불만을 없애는 것에 개발의 초점이
맞춰져 탄생된 제품이다.

소비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에 맞는 제품을 내놓으면 성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행에 옮김으로써 성공한 것이다.

히트상품중 대부분은 새로 나온 얼굴들이지만 전에도 수상한 적이 있는
영광의 상품들도 있다.

탱크냉장고(94년)와 명품플러스1(96년), 귀뚜라미보일러(94, 95년)가
이들인데 각각 2, 3년에 걸쳐 히트대열에 올랐다.

좋은 제품은 경기상태에 관계없이 생명력이 길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케팅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잠재욕구를 미리 간파, 새로운
유행과 소비패턴을 창조하는 것도 히트상품의 지름길중 하나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상품이 LG클라이덴치약이다.

누구나 뽀얗고 하얗게 빛나는 치아를 갖고 싶다는 잠재욕구를 밖으로
끄집어 내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는 이 치약은 신체에 백색바람을 일으킬
정도로 히트하고 있다.

과일나라 코팩화장품은 얼굴중 코만을 특화시킨 틈새전략으로 당당히
히트반열에 올랐다.

상품이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고 시대를 이끌어가는게 일반적이지만
시대를 잘 만나서 히트하기도 한다.

소설 "아버지"가 그 좋은 예이다.

명예퇴직 조기퇴직바람으로 직장과 가정에서 아버지의 권위가 흔들리는
요즘 가장이자 아버지인 한 중년남자의 눈물겨운 가족애를 그린 이 책은
사회현상과 맞물리면서 성공한 케이스다.

일반 소비자를 제외한 관련 전문가들이 뽑는 마케팅상은 히트상품의
전제조건들인 유행창조 기획 유통 디자인 광고등에서 뛰어난 전략을
구사한 제품이나 기업들에 돌아갔다.

먼저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소비문화를 창조하고 유행을
선도할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제품에 수여되는 뉴트렌드상에는 제2의
이동통신도구인 시티폰이 선정됐다.

새로 나온 상품으로 기능이나 아이디어가 새롭고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에 돌아가는 참신기획상은 전자레인지에 2분간만 데우면
따끈따끈한 밥이 되는 햇반이 차지했다.

할인점인 E-마트는 유통분야 수상업체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새로운 유통경로를 개척하고 가격인하를 유도, 소비자와 물가안정에
기여한 공로에서다.

디자인이 수려한 제품을 가리는 제품디자인상 수상작으로는 실내 어디에
놓아도 주변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삼성에어컨 하이쿨이 선정됐다.

전파및 인쇄매체 광고를 통틀어 가장 좋은 광고에 주는 크리에이티브상은
교통캠페인등의 시리즈광고로 공익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추구한 유공의
엔크린광고에 돌아갔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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