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건 금융기관이건 지역에 뿌리를 두고 성장했다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지난 2월 조그많게 시작된 부도소문이 눈덩이 처럼 커지면서 거액의
예금인출사태가 빚어져 악성루머의 위력을 실감했던 의정부시 소재
동아상호신용금고.

백선영(59) 사장은 그때 일을 교훈삼아 더욱 지역봉사와 이익의
사회환원에 힘을 쏟겠다는 생각이다.

그당시 2천6백억원의 예금중에서 5백50억이 일시에 빠져 나가 자칫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의 소문이 한 개인에 의해 악성루머임이 확인되면서 예금이
들어오기 시작해 지금은 2천3백억원 수준으로 거의 정상을 회복했다.

동아금고가 이같이 빨리 제자리를 찾을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이회사가
지역을 위해 봉사해온 각종 활동이 주민들로부터 인저을 받았기 때문.

동아금고는 지난 82년부터 16년동안 꾸준히 지역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지급은 지금까지 5백15명의 학생에게 6억5천2백여만원이 지급됐다.

장학금도 한번 기급하는 등의 형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학생으로
선정되면 분기별로 25만원씩 3년간 장기 지원해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꾸주히 뒷바라지 해준다.

그결과 동아금고의 장학금을 지원받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벌써 지역사회의
주춧돌로 성장했다.

동아금고의 내실있는 장학사업이 오랫동안 추진된데는 백사장의 불우했던
어린시절이 배경이 됐다.

평안남도 강동군 어린시절과 6.25전쟁으로 인한 월남, 공부는 고사하고
먹고 살기 위해 눈을 붉혀야 했던 월남민 생활 등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백사장은 "작은 도움으로 걱정없이 공부하는 학생을 바라볼때 가장
흐뭇하다"고 기뻐했다.

동아금고는 장학생을 선발할때도 공부잘하는 학생만을 뽑지는 않았다.

가정형편이 어려우면서도 학업을 계속하려는 의욕이 강한 학생, 집안에서
부모에 효도하고 형제와의 우의를 아는 성실한 학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

동아금고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온 김형근(32)씨는
"학창시절 자칫 꺾일뻔 했던 청춘이 한 회사의 도움으로 바로섰다"고
회상하며 "장학생들끼리 동호회를 만들어 가끔 내집같은 동아금고를
찾아가기도 하면서 성실히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금고는 이밖에도 올해 심장병 어린이 수술지원비로 1억5천만원을
내놓는가 하면 각종 지역 체육행사에도 빠짐없이 후원하는 등 지역기업으로
한몫을 다하고 있다.

백사장은 "무진회사로 시작해 전국 8위의 금고로 성장하기까지 돈을
만지는 회사특성상 원치않는 욕도 먹었을것"이라며 "향토기업으로 더욱
단단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 지역봉사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