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쓰레기소각장 다이옥신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정부가 16일 발표한
종합대책은 다이옥신 저감 목표치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실현방안이
크게 미흡해 소각장주변 주민들의 동요를 가라앉힐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정부가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공개한 소각장별 다이옥신 배출농도는
소각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높게 나온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걱정된다 현재 가동중인 하루 50t이상의 소각장
11군데중 선진국기준인 입방m당 0.1 ng (나노그램:10억분의1그램)을
달성하고 있는 곳은 서울 목동소각장 한군데 뿐이며 기준치의 1백배이상인
10 ng을 초과하는 곳도 3개소에 이르고 그중 부천 중동소각장은 기준치를
무려 2백31배나 초과하는 23.1 ng에 달하고 있다니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국내에서 다이옥신이 문제가 된 것은 지난해 9월 목동과 평촌의 쓰레기
소각장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부터지만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그 유해성이
입증돼오고 있다.

다이옥신에 관한한 속수무책이었던 환경부가 이번에 다이옥신 배출기준을
단계적으로 하향조정해 2003년 7월까지 0.1 ng이하로 떨어뜨리겠다고 나선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6년뒤가 문제가 아니라 당장 지금이 더 큰 문제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총 4백43억원의 예산을 들여 다이옥신
저감시설 보완공사를 시행키로 하고 우선 10 ng을 초과하는 소각장은
가동을 일시 중단시킨다는 방침이지만 우리의 기술수준으로 보아 보완공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또 일시중단된 지역의 쓰레기처리는 어떻게 될지 의문이
한둘이 아니다.

다이옥신 배출량 저감은 미량물질 분석 등 기초과학 수준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더욱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다이옥신질량분석계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4~5곳에
불과하며 분석전문가 역시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연구와 투자가
부진하다.

다이옥신 배출량 분석도 외국 엔지니어링회사에 의뢰해야 할만큼
관련기술이 낙후된 상황에서 획기적인 대책없이 "시설보완과 운전기술의
향상"만으로 0.1 ng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큰 소리는 아무래도 미덥지
못하다.

장기대책도 중요하지만 국민건강에 관한 문제는 실행가능한 단기대책이
더욱 중요하다.

정부는 중간단계로 0.5 ng을 우선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언제까지
이 중간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인지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불분명한 태도가 "시간벌기"라는 인상을 주어서는 곤란하다.

다이옥신 저감대책은 폐기물발생의 원천적 감량화와 재활용정책의
도움없이는 실효를 거둘수 없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다이옥신 저감을 위한 기초연구및 투자와 함께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와 포장폐기물 감량, 재활용산업의 육성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폐기물정책의 재정비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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