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통신과 방송수요를 충족시키기위해 95년8월과 96년1월에 발사했던
무궁화위성 1,2호는 기업체의 사내방송, 학원의 원격강의 서비스 등 첨단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방송용 중계기는 어떤가.

모두 6기의 중계기에 24개의 방송채널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겨우
2개채널만을 KBS가 96년7월1일부터 위성시험방송용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프로그램내용이 부실하여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머지 22개채널은 개점휴업상태로 방치되어 있는데도, 고품질방송 및
난시청지역해소 등 위성방송 본래의 취지를 살릴수 있는 근본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위성방송허용을 둘러싼 정당간의 이해득실과 정부부처간의
첨예한 정책갈등으로 위성방송의 근거법령을 제정치 못함에 따라 무궁화
위성은 기회비용을 포함해 매일 막대한 돈을 허공에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우리나라의 무궁화위성이 잠을 자고 있는 사이 일본 미국 홍콩
태국 등 수백개의 외국위성방송채널이 한꺼번에 한반도 상공에 방송전파를
발사시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들의 외국위성방송 시청기구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실례로 한 신도시의 아파트 옥상에는 기본시설로 외국위성방송 수신
안테나를 공공연히 설치하고 있는 현실이다.

국내외 위성방송채널은 놀리면서 이렇듯 외국위성 방송은 시시각각
우리국민들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아무 대책없이 이를 구경만 하고
있다니 안타깝다.

그나마 최근 정부에서는 EBS에 2개채널을 부여해 사교육비 절감과
과열과외방지를 위한 위성 과외교육방송을 실시한다니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당초 위성교육방송은 6개채널운용계획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겨우
2개채널을 EBS에 방송토록 정부방침이 정해진 것은 정부의 단편적인 시각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초.중.고 전과정과 대학입시 전과목을 겨우 2개채널로 방송하겠다는 것은
방대한 입시과목과 수많은 시청자층이 세분화돼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2개
채널로 방송하겠다는 방침에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시 된다.

다양한 시청자층이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내용을 언제나 선택해 볼 수
있는 폭넓은 채널선택권을 보장하여 내실있는 위성 과외교육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채널을 허가하여야 한다.

위성교육방송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진 한국통신이나 케이블TV 교육채널
3사의 위성방송채널 허용 요구에 대하여 교육은 경쟁의 논리로 풀수없다하여
채널부여를 허용치 않는 것은 과열과외방지를 위한 위성 교육방송활성화를
저해하는 것은 물론 교육전문PP사의 우수한 프로그램제작능력을 원천봉쇄하여
교육방송용 케이블TV의 발전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이미 수년전부터 위성방송 실시에 대비해 기업들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위성 방송장비의 국산화를 추진해 왔으나 위성방송의 표류로 인하여 많은
인력과 장비들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관련법을 제정하여 위성방송이 조기 방영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며
정부는 만에 하나 관계방송법제정이 안되더라도 현행법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전문채널의 추가 허용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관련 산업활성화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없애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박편규 < 경기 부천시 원미구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