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 대아동에 있는 국일공예사.

방짜(방자)유기로 유명한 이 곳은 경기도 무형문화재 10호로 지정된 김문익
(54)씨의 작업장이다.

지난 82년 이곳으로 이사온이후 얼추 15년이 넘는 세월을 한 자리에서
전통의 멋을 지켜오고 있는 향토기업인 셈이다.

그러나 김씨가 놋쇠를 만지기 시작한 것은 벌써 40여년이 넘는다.

경남 함양 고향에서 열서너살때부터 놋쇠를 다뤘다.

수백년동안 내려온 가업을 이은 것.

이곳에서 주로 만드는 것은 일상용품으로는 주발대접과 제기및 수저세트
그리고 불교용품인 향로 촛대와 꽹과리 징 바라등 문화예술품등 수십가지가
넘는다.

한달 매출액이 5천만원을 웃돌 정도다.

광주 양동시장 대구 서문시장 대전 중앙시장등 전국의 유명 재래시장마다
거래선이 깔려 있다.

물론 모두 주문생산방식이다.

밥그릇과 수저 1쌍으로 갖춰진 주발세트는 12만원선이고 42개짜리 제기
세트는 1백20만원 대이다.

좀 비싼 편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김씨는 "수공으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혼이 들어 있다"며 다소 비싼점을 인정한다.

그런만큼 제품은 우수하다고 자랑한다.

김씨는 또 "놋쇠로 만든 밥그릇은 밥을 오래 담아둬도 식지 않는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특히 이곳은 징이나 꽹과리 바라 등 전통악기 제작으로도 유명하다.

주석과 구리의 합금인 놋쇠를 가지고 소리를 내는 기구를 만들려면 온갖
정성이 필요한 법이다.

김씨는 지금도 화로에 쇠를 달궈 망치로 내려치는 일을 직접 하고 있을
정도다.

이래서인지 김씨가 만든 제품은 김덕수사물놀이패등 유명 예술인들에게
독점 공급하는 "예술품"이 되고 있다.

잊혀져 가는 우리 전통문화를 되살리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지금
군포시 한 구석에는 "장인 고집이 없으면 못한다"며 옹골차게 우리 것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