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고나면 생기는 게 할인점과 백화점이라는 말이 유통업계에
유행하고 있다.

전국의 웬만한 중소도시에도 대형점포들이 들어서고있는 형국이다.

오는 2000년까지 백화점 51개, 할인점 1백22개등 모두 1백72개 점포가
새로 들어서게된다.

이는 지난 63년 국내최초로 신세계백화점이 개점한 이후 30여년동안
생겨난 백화점과 할인점수 1백10여개보다 62개가 많은 것이다.

노른자위 부지를 선점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경쟁은 필사적이다.

아직까지 점포위치가 영업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때문이다.

다점포화를 선언한 삼성 대우 까르푸 마크로등 국내외 대기업들과 롯데
신세계 뉴코아등 선발업체들이 황금상권부지선점을 놓고 혼전을 거듭하는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

특정지역의 노른자위부지를 미리 "싹쓸이"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뉴코아백화점은 분당지역에서만 현재 백화점 4곳과 할인점 3곳등 모두
7곳의 대형유통업체를 운영하고있다.

분당인구가 4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숫자는 비정상이라고 밖에
할수없다.

노른자위부지를 선점,아예 다른 업체의 진입을 봉쇄하겠다는 전략이다.

뉴코아는 일산 평촌등 신도시에도 평균 1만여평이상의 부동산을 확보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뉴코아외에 롯데 신세계등 선발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입지선점에 나서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서울도심의 경우 쓸만한 점포입지를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된지 이미
오래됐다.

유통업체들은 지방도시의 부지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산 분당등 수도권신도시가 전국최대의 유통격전지가 된것도
유통업체들간의 경쟁이 서울에서 지방도시로 옮겨가면서 생긴 하나의
현상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은 지방도시의 중심부지 확보작업을 거의 끝내가고 있는
상황이다.

마땅한 부지를 구하지 못한 일부업체는 고육지책으로 건물을 20~30년씩
장기임차해 점포 문을 열고 있다.

출점시키고있다.

철도청과 연계해 역사에 점포를 세우는 것도 부지난의 해결책으로 최근
선호되고 있는 방법이다.

일부할인점이 도입한 프렌차이즈가맹점방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수
있다.

유통업체들의 다점화전략은 부지가격상승을 초래할수밖에 없다.

최동주 대백화점 이사는 "노른자위상권을 선발업체들이 선점하다보니
후발업체는 상권이 채 형성되지도 않은 땅을 높은 가격에 살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급속한 다점포화는 유통인력부족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유통산업연구소는 앞으로 2000년까지 최소 4만명의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있다.

여기에다 유통인력의 60%이상을 차지하는 판매여사원의 퇴직률이 연간
30%정도에 이르고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소요인력이 6만명선을
넘어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도 백화점들은 충분한 판매여사원을 확보하지 못하고있다.

필요인력의 70%수준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백화점들은 최근 주부들까지 시간제근무자로 적극 활용하고있다.

삼성 대우 까르푸 마크로등 후발업체들의 기존업체 직원들에 대한
스카우트전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 업체들은 바이어 디스플레이어 이벤트기획자 등 주로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눈독을 들이고있다.

이들에게 직급을 한두단계 높여주는 것은 기본이며 수천만원의 이적료를
내걸고있다.

전문직종사자 양성을 위해서는 적어도 3년이상이 걸리고있어 신규업체들은
자체양성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있다.

바이어만 해도 오는 2000년까지 2천5백여명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있다.

다점포화 전략에 따른 부지가격상승과 인력난에 따른 임금상승은
유통업체의 비용부담으로 귀결되고있다.

이같은 비용부담이 유통업체들의 수익과 경영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벌써부터 나타나고있다.

강성득 세계백화점 상무는 "전례없는 심각한 부지난과 인력난으로 수익을
내는 업체는 아주 드문 실정"이라며 "유통에 대한 철저한 준비작업과
노하우없이 유통업에 진출하면 실패하고마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 류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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