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적 의미의 향수가 나온 것은 1370년께다.

헝가리의 왕비인 엘리자베스를 위해 만들어진 "헝가리 워터"가 그
시초다.

그것은 증류 향수에 알콜을 섞은 것이었다.

그뒤 1508년 이탈리아에 있는 성(성)마리베라의 도미니크회 수도사가
향료 제조용 아틀리에를 개설하여 "유리향수"를 만들면서부터 전성기를
맡게 되었다.

1533년에는 피렌체 메리치가(가)의 딸 카트린 드 메리치와 프랑스의
조향사인 L 비앙코가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에 향수가게를 연 것이 최초의
향수전문점이 되었다.

향수가 산업으로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프랑스 루이14세
시대부터다.

향수는 루이14세의 남다른 관심의 대상이었고 프랑스 궁정의 애용품이었을
뿐만 아니라 피혁제품의 생산지로 유명했던 남프랑스의 그라스지방에서는
가죽의 냄새 제거제로 많은 향료를 사용했다.

한편 1709년 이탈리아 출신의 G M파린가 독일의 쾰른으로 이주하여
감귤과 장미꽃의 향을 뽑아내 화장수를 만들어 "오 드 콜로뉴" (쾰른의 물)
라는 상표명으로 판매했다.

그것은 나폴레옹 원정때 파리에 전해진 뒤 유럽 전역에서크게 인기를
끌었다.

19세기 중엽에 이르러서는 화학합성 향료가 개발되면서 향수의 대량
생산이 이루어졌다.

이전까지는 천연향료만을 사용해온 탓으로 향수는 귀족계급의 전유물이
되어왔으나 합성원료의 등장으로 향수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향수가 유명 디자이너들에 의해 패션산업에
도입되면서 향수산업을 크게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샤넬 랑뱅 디오르 카르댕 지방시 로랑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근대적 의미의 향수가 한국에 소개된 것은 개항이후이고 1960년대
이후에야 그 수요가 증가되어 향수산업이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향료는 물론 상표화제도 대외의료단계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지난 1995년에는 마침내 제주도가 감귤과 유채꽃에서 추출한 천연향료로
만든 "제화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제주향수가 그동안 관광객들로부터 크게 인기를 끌어왔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 향수도 토착산업의 단계에 들어섰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