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장(52)은 명예퇴직을 했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건강도 좋지 않고 해 특별퇴직수당을 받는
조건으로 퇴직했다.

막상 퇴직금을 받고보니 이 자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나 고민이 생겼다.

퇴직금은 1억8천만원이다.

부인과 대학 졸업반인 아들(24)과 함께 생활하고 큰딸은 결혼하여 따로
살고있다.

13년전 아파트를 분양 받아 조금 넓은 평수인 강동지역의 50평형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주위에서는 이 퇴직금으로 사업을 시작해 보라고 권유하지만 실패한
사례들도 많이 보아온 탓으로 자신이 서질 않는다.

먼저 월중 생활비를 계획하여야 하는데 이젠 고정 수입이 없으므로
생활의 규모를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재의 아파트를 매각하여 차액을 운용할 수도 있으나 부동산의
가격변동이 큰평수를 중심으로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고 또 아들
결혼후 함께 살 것등도 예상해보면 매각하는 것보다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전세를 주고 적은 평수의 전세를 얻는 방법도 생각해 볼수 있다.

요즈음 시세를 감안하면 전세차익으로 대략 5천만원은 생기리라
예상된다.

이제 퇴직금 1억8천만원을 그 수익으로 생활비가 충당될 수 있도록 이자
지급이 가능한 상품을 고려해 보아야할 것이다.

은행 신탁상품들은 고배당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매월 이자를 받아야
하는 때는 신탁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대략 은행권의 신탁 배당률이 13% 내외이므로 세금공제후에는 1백62만원
가량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족수대로 세금우대로 나누어 가입하면 세금만큼의 효과를 추가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매월 1백62만원의 이자 수입으로 1백50만원은 생활비에 충당하고
12만원은 개인 연금에 가입한다.

별도의 보장성 보험을 가입할 여유가 없을 때 개인연금 보험을 이용하여
재해나 질병발생시를 대비한다.

다음으로 전세차액 5천만원은 나중에 본집으로 들어가거나 할때 다시
사용해야 하므로 안전한 방법으로 운용 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본다.

이자가 복리로 운용되고 확정금리인 정기예금을 이용한다.

기간을 집의 전세기간과 맞추어 2년으로 하여 복리로 운영하면 2년후
5천9백70만원, 이를 다시 2년간 갱신한다고 보면 만기에 찾을 수 있는
금액은 7천1백30만원이다.

4년후에 결혼 적령기인 아들이 결혼할 때 원금 5천만원을 제하고
이자금액 2천1백30만원으로 결혼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몇가지 고려할 사항을 알아보면 첫째, 조급하게 서둘지 말자는 것이다.

커다란 현금이 생기면 주위에서 수익률이 좋은 투자대상을 권유한다거나
투기와 혼돈된 정보가 본인에게 주어지게 되는데 이때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둘째, 안정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분산투자를 염두에 두라는 것이다.

당장의 수익률만 생각하여 저축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을 한꺼번에 하는
것보다는 목적과 필요시기를 구분하여 나누어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생활의 규모를 조금 축소한다.

본인이 생활하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체면등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풍토에서는 쉽지 않으나 요즈음 실리를 위주로하는 변화에 맞추어 소비를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리라 본다.

그리고 늦었다고 생각될 때 노후를 위한 또다른 계획을 마련한다면
퇴직의 시기가 또다른 여유의 시작으로 준비될 수 있다고 본다.

박윤옥 < 한경재테크자문단(외환은행 CS추진실 고객상담역) >

문의 : 729-0225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