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치의 가장 큰 특성은 김치에다 고추를 섞는 것이다.

고추는 비타민C가 매우 많아서 사과의 50배, 밀감의 2배에 이른다.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과 고추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E는
비타민C의 산화를, 또 캡사이신은 젓갈의 지방이 산패하여 비린내가 나는
것을 각기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또 고추는 마늘과 더불어 김치를 발효시키는 젖산균의 번식을 크게
도와준다.

이러한 고추가 한반도에 들어 온 것은 조선시대 중엽이다.

고추가 김치의 조미료로 사용된 것은 그로부터 1백50년이 지난 뒤다.

1776년 (영조 42) 유중림이 저술한 "증보산림경제"에 그 첫 기록이
나온다.

김치는 잎줄기가 달린 수에 청각채 호박 가지 등의 채소와 고추 천초
겨자 등의 행신료를 섞고 마늘즙을 넣어서 담근다는 내용이다.

그뒤 김치의 조리.가공법은 1872년께 나온 실학과 서유구의 박물학서
"임원경제십육지"에 집대성 되었다.

소금절이를 한 잎줄기가 달린 수에 오이 배추 등의 다른 채소,
청각채와 같은 해초, 고추 생강 천초 마늘 겨자등의 향신료, 조기젓갈
전복 소라 낙지 등의 해산물, 산미를 완화시키는 전복껍질 따위를 함께
버무려 알맞은 소금농도에서 젖산발효를 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지금과 같은 김치가 거의 완성되나 그 뒤로도 과일 잣
김승고기 등이 추가되는 발전이 있었다.

이렇듯 김치는 영향면서 식물성과 동물성을 아울러 가진 완전한 영향
식품이다.

그래서 김치는 한민족의 식생활에서 필수적인 부식이 되었다.

오늘날 김치는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세계인의 기호식품으로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다.

지난 86년 미국 애틀란타 올림픽에서는 공식 지정 식품이 되는 영광을
누리기로 했다.

그에따라 김치의 수출액도 만만찮게 되었다.

근년들어 일본이 "기무치"라는 이름으로 수출경쟁에 끼어 들어 한국
업계를 긴장시켜왔다.

몇달전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일본 도쿄 주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55%가 한국산 김치를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문화도 다른 문화상품처럼 고유성이 있어야 함을 증명해 준 사례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