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언론에서 현행 애국가를 바꿀 계획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한 나라의 국가가 제정된 연혁을 살펴보면 미국 프랑스 등과 같이
법률 등으로 공식 지정된 경우와 영국 일본 등과 같이 관행으로 정착된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후자에 속한다.

1936년 미국에 유학중이던 안익태선생이 작곡한 지금의 애국가는 구한말
자주의식의 태동과 함께 불려지기 시작해 일제강점기 등을 거쳐오는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영광과 수난을 같이 하면서 국민의식속에 자연스럽게
사실상의 국가로 자리잡게 된 경우로 애국가가 법률로 공식 지정되지 않은
것이 결코 현행 애국가의 곡조나 가사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님을 밝혀둔다.

따라서 지금의 애국가는 국경일 경축식 외국국빈 방한행사 등 정부의
공식적인 의전행사는 물론 각종 국제경기대회 등 국내외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국가로 널리 불려져 오고 있으므로 정부에서는 앞으로 이를 바꾸기
보다는 국민들이 더욱 애창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해 나갈 방침이다.

다만 범국민적 축제나 월드컵대회 등 대형 국제스포츠행사 등에 있어 모든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일체감을 조성하기위해
애국가와는 별도로 국민정서가 담긴 부르기 쉽고 활기찬 국민응원가나
축가 등을 제정하는 방안은 "검토중"에 있음을 밝혀둔다.

오세신 < 총무처 의정국 의정과 사무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