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은빛마을 5단지 주민들은 자신들이 조성한 꽃길을
따라 상쾌하게 출근한다.

펜지와 페츄니아 등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꽃길을 따라 하루를 즐겁게
열고 있다.

은빛마을 5단지 주민(대표 이정자)들이 이 꽃길을 만든 것은 ''고양세계
꽃박람회''에 협조하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지난달 회의를 열고 임박한 고양세계꽃박람회의 개최를 계기로
자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꽃박람회의 성공적인 추진은 주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이라는데 의견을 모은
주민들은 그동안 모아뒀던 수입금 4백50만원을 빼내 꽃길을 만들기로 했다.

우선 정문에서 후문까지 아파트를 가로지르는 중앙통로에다 소형 꽃박스
3백개를 가지런히 배치해 두었다.

꽃은 내한성이 강하고 빨강, 파랑등 원색의 색감이 강렬한 펜지와
페츄니아를 중심으로 심었다.

아파트단지 밖 도로변에는 단지를 빙둘러 2백여개의 꽃박스를 설치해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상쾌한 분위기를 던져주고 있다.

주민대표 이정자(53)씨는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 진다고
주민들이 입을 모은다"며 "주변 아파트에서도 방법을 물어오고 있어 이같은
꽃마을 만들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꽃들이 오는 5월3일 시작되는 세계꽃박람회까지 싱싱한 자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저녁마다 물을 주면서 애지중지하고 있다.

꽃을 보고 가꾸는 마음을 통해 주민들의 심성까지 정화되는 효과를 톡톡이
보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한발 더 나아가 아파트베란다에 꽃화단 만들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주민들이 꽃품종을 자유로이 선택, 베란다를 화사한 꽃으로 치장하도록 해
아파트 전체를 꽃동네로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또 세계꽃박람회를 맞아 5단지에서 가장 많은 자원봉사자를 배출키로 하고
모집에 나서고 있어 주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고양세계꽃박람회가 은빛마을 5단지에서는 이미 시작된 느낌이다.

<김희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