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인생은 의미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래서 도전할 가치가 있는일에는 망설이지 않고 뛰어든다.

대학을 졸업한 후 증권회사에 입사할 때도 그렇고 벌침을 시작할때도
마찬가지.

도전에는 용기만 있어서는 안된다.

뒷받침할 만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그는 이 두가지를 모자람없이 갖추고 있다.

일도 즐겁게 해야 한다.

환자도, 벌침을 배우는 제자도, 함께 일하는 연구협회 직원들도 그
앞에선 모두 박장대소하는 걸 보면 이것도 가진모양이다.

잘난 맛에 살다보면 주위사람들에게 소홀하게 마련.

그러나 김회장은 소외된사람에게 유독 따뜻하다.

하루 50여명의 환자들을 보는 바쁜 와중에도 찾아온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무료시술을 베푼다.

무료 환자의 수는 전체 환자의 10% 정도.

또 적지않은 수입중 사무실 임대비용과 직원들의 월급을 뺀 나머지는
주로 장애인협회, 선교회에 기부하거나 절에 시주한다.

생긴지 얼마 안되는 한국오행벌침협회의 운영비도 이 돈으로 충당한다.

"그러면 집에는 얼마나 갖다 주십니까"라고 묻자 "워낙 잘 나서 먹고
살것은 이미 마련해 놨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떤다.

여행을 좋아해 주말이면 부인과 딸 유진(7)이를 데리고 꼭 여행을
간다.

환자를 보느라 쌓였던 피로도 딸아이의 재롱과 넓은 바다를 보자면
한번에 사라진다며 꽤 가정적인 면모도 보였다.

그러나 부인 이명신씨는 "한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는 성격
때문에 쉬는 시간이 없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하는 모습.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