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담보제도 도입 필요성 ]]

김진표 <재정경제원 은행보험심의관>

인터넷등 컴퓨터망을 이용한 정보처리기술의 발전과 정보의 집적은 기업의
생산방식과 소비자의 소비패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직접적으로 만남으로써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가 표출.반영되는 "소비자 위주의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시대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중소기업, 특히
우수한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이 주도하는 시대이다.

최근 미국경제가 활력을 회복하여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유도
우수한 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경우에도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돌파구로서 벤처기업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창의력 있는 우수한 기술을 갖춘 기업가의
발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새로운 금융기법을 갖춘 금융가의 육성이다.

이러한 점에서 기술담보제도는 아직까지 물적담보 위주의 대출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금융계에 새로운 금융기법을 도입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담보대출의 관행이 순조롭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기업이 가진 기술이 사업화되었을 때의 가치를 기술적.금융적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여야 하고, 그 평가결과가 바로 금융으로 지원되어야
하는 체계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기술집약적 중소기업의 신용평가에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기술신용보증기금내에 지난 3월 "기술평가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센터의 기술평가결과를 기금의 보증지원과 연계함으로써
은행대출로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부로서는 새로운 금융기법의 활성화를 위해 기술담보대출이 정착되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기관도 우수한 벤처기업을 발굴.지원하는 것이 가속화되는
금융경쟁체제속에서 고객과 더불어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첩경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합쳐져서 우리나라에도 벤처기업의 성공신화가 꽃피고
이를 통해 우리경제의 재도약에 활력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