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정보통신과 전통문화 풍물패,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온고지신이란 경구처럼 우리의 모임은 최첨단의 통신관련 일을
하면서 전통문화를 익혀간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어울림"이란 이름아래 우리 전통의 소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만든 나래이동통신의 풍물패 동호회는 지난해 8월 처음 모임을
이루었다.

"회원간의 어울림,소리의 어울림"이라는 취지로 회원간의 친목과 개인의
인격수양을 도모하고 우리 것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통문화를
계승하여 발전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는 고문인 필자외에 각 부서내에서 모인 25명의 동호회 회원으로
구성된 새내기 모임이지만, 우리의 소리를 사랑하는 풍물에 빠져들 수
있는 모든이를 환영하기 때문에 사내에서도 명물 동호회로 소문이 자자하다.

우리 "어울림"은 직장인으로서는 다소 많은 1주일에 2회 (수,목)라는
시간을 할애해 송파구 가락동 소재의 "우리전통예술원"에서 북이며, 장구,
꽹가리 등의 소리를 어울어가며 최고의 소리로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어울림의 회원들 중 그 솜씨가 수준급이라고 자평하는 사람들은 14명
정도.

꽹가리에는 동아리회장인 윤요현 개발팀장을 비롯해 총무팀 박준석씨,
장고는 고객지원실의 윤성아 대리, 김미진씨, 한진순씨, 장한임씨와
상품기획팀의 김신숙씨가 열심이다.

특히 총무를 맡고 있는 장한임씨의 장고솜씨는 일품이다.

북은 중부영업소장인 곽철남 과장, 경영기획실의 황태연 대리, 박종민씨
등 3명이 더 수고하고 있으며,징은 홀로 외롭게 총무팀의 이수호 대리가
담당하지만 그의 징소리는 타인을 불허할 정도로 신명난다.

어울림 동호회는 남성보다는 여성회원이 더 많아 2배가량 많은 여성
회원들로 인해 분위기는 어느 동호회보다 화기애애하다.

우리의 것에 여성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울
정도다.

우리의 가락과 멋에 심취해 절로 "얼쑤"하는 장단을 외치며 서로의
소리가 어울어져 가는 못브은 보는이로 하여금 어깨가 들석거리는 신명이
나게 한다.

한바탕 어울려 사물놀이를 하고 나서 곁들이는 막걸리 한잔의 맛!
이것이 우리의 맛이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어울림회원의 우리것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요즘은 회사 소속의
프로농구팀인 나래 블루버드 경기때마다 응원석에서 관중들을 이끌며
흥겨운 북소리를 울리기에 여념이 없다.

또한 이번 봄철 체육대회에서는 길놀이로 회사의 발전과 안녕을 기원하고
사물놀이 공연을 통해 사원간의 어울림의 한마당을 이루어 낼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