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종합항공회사가 국내 항공산업을
떠받칠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항공기의 개발에서부터 최종 조립 판매에 이르기까지 국내 항공사업의
전반을 담당할 종합항공회사는 정부와 항공업계 공동출자로 상반기중 설립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주)(가칭 KAI)으로 이름 붙여진 이 회사의 설립으로
국내 항공산업 구조는 단일종합항공회사 및 부품업체의 전문.계열화로
전환될 전망이다.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산업 등 항공기 제작 4사의 경쟁
체제가 끝나고 국내 완제기 생산체제가 구축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실공히 단일 협동체제가 구축돼 국내 항공산업이
본격적인 도약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정부와 항공업계가 완제기 생산법인을 별도로 설립키로한데에는 99년이후
생산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국내 항공4사간 완제기생산 주도권
경쟁으로 항공업계가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에어사가 중형항공기 공동개발 추진과정에서 이 사업의 국내 추진
주체가 불명확하다고 잇달아 이의제기를 해오면서 공동회사의 설립은 더욱
시급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달중 정부와 항공4사간 최종 합의를 거쳐
빠르면 내달 정식발족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먼저 1단계로 항공기 개발 및 수주를 전담할 계획이다.

정부사업을 전담 수행하며 정부사업의 주계약자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은 물론이고 정부부처간 논란을
벌이고 있는 고등훈련기(KTX-2)사업도 이 회사에서 추진할 방침이다.

2단계로 최종조립시설이 설치되면 개발은 물론 시험평가 인증 생산 부품
수배 판매 사후관리 총괄사업 등 체계종합회사로서의 기능을 하게 된다.

최종조립시설을 갖추는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공동회사가 자체
판단할 예정이다.

설립자본금규모는 1천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항공사업의 투자회수기간이 길고 연구개발 등을
감안할 때 비용이 만만찮을 것으로 분석되는데 따른 것이다.

이어 2차에 걸쳐 최고 6천억원을 추가로 출자할 예정이다.

1차 증자금액은 1천5백억원으로 책정됐으며 중형항공기사업과 고등훈련기
사업 추진때 출자된다.

2차 증자시기는 아직 미정이나 최종조립시설 설치때 3천5백억~4천5백억원이
추가로 출자될 계획이다.

지분비율은 정부가 23%내외의 최대주주로 참여하고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이 각각 20%,현대우주항공이 10%, 기타 부품업체들이 7%선의
지분을 갖게될 예정이다.

이중 정부는 산업은행이나 포철 등 정부투자기관 및 출자기관을 통해
간접출자하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공기업형태로 운영키로한 것은 항공산업을 정부주도하에 강력하게
추진키위한 것이다.

특히 이 회사는 주주들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않도록 소유와 경영을
철저히 분리하고 항공업계의 입장조정을 위해 정부와 주요 주주사들로
구성되는 별도의 협의체를 둘 계획이다.

회사 인원은 우선 중형항공기사업 1백30여명, 고등훈련기사업 4백10여명
등 5백40여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어 조립생산시설이 구비되면 생산에 필요한 인력 1천여명을 추가 채용할
방침이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