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이 1일로 개청 20주년을 맞는다.

한일 수교 이후 일본의 한국특허출원이 급증하자 상공부 외국으로 있던
특허국이 특허청으로 승격된후 20년이 흐른 것이다.

개청이후 지난 연말까지 특허청은 총 81만2천9백54건의 산업재산권을 등록
시켜 국내산업경쟁력을 높이는 견인차가 됐다.

권리별로는 특허 11만36건(13.5%), 실용신안 10만2천3백45건(12.6%),
의장 21만3천3백34건(26.3%), 상표 38만7천2백39건(47.6%)이 등록됐다.

개청연도인 77년의 등록건수를 기준으로 지난해 등록된 산재권 가운데 특허
는 33.5배, 실용신안 7.2배, 의장 12.8배, 상표는 8.7배가 된다.

특허청은 이런 양적 신장과 함께 특허제도의 국제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95년 WTO(세계무역기구)체제가 출범하고 지난해에는 우리나라가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함에 따라 선진국 수준의 특허제도수립을 위해
현재 특허행정선진화시책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APEC(아.태경제협력기구) 지재권 협력활동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WIPO(세계지적재산권기구)로부터도 모범적으로 특허제도개선을
추진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특허청이 전문기술관청으로 자리잡아가는데는 아직 많은 문제가
산적해있다.

우선 특허 실용신안 분야의 심사적체가 심각해 국가경쟁력향상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특허청은 심사적체해소를 위해 올해 심사관 1인당 연간 심사처리건수를
작년보다 49건 늘려 3백92건씩 할당했고 심사국 과장(서기관)18명에게도
각 1백건의 심사처리물량을 배분했다.

심사의 질을 높여야 산재권 이해당사자간 분쟁이 줄고 국내우수기술이
더 폭넓게 보호받을수 있으며 국제분쟁의 소지도 제거될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허심사인프라확충은 정책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첨단전자분야의 경우 반도체메모리칩 컴퓨터중앙연산장치의 라이프사이클이
1~2년인데도 심사처리에 3년이 넘는다.

이에 따라 국제기술교류가 저해되고 사업화도 늦어져 우리특허를 불신하고
외국특허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보호돼야할 중소기업과 개인발명가의 산재권이 대기업등 "힘있는 세력"에
의해 유린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이들은 권리를 되찾기에 드는 막대한 소송비용과 시간과 정신적 소모를
감당할수 없어 좌절하기 일쑤다.

또 불명확한 특허청의 등록거절은 중소기업및 개인출원인의 특허심사청구의
욕을 꺾기도 한다.

따라서 심사처리가 시급한 출원에 대해 우선적으로 심사하는 "조기심사
제도", 외부전문가에게 심사를 위촉하는 "심사자문제도", 출원인에 대한
"거절이유통지제도"등이 조속한 시일내에 정착돼야 선의의 피해자가 줄
것으로 기대된다.

로열티와 산재권침해시 배상액이 점차 고액화되고 있다.

종전에는 매출액의 3%선이던 것이 근래에는 10~20%로 증가하고 있다.

기술개발촉진 특허기술알선 기업간기술공유 중복기술도입억제 도입기술의
사업성평가등을 촉진하는 정책이 유기적으로 구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지적재산권이 세계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데 정부는 구체적인 대응
정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생명공학 컴퓨터프로그램 데이터베이스 인공지능 저작권 종자 등에 대한
권리가 정통부 문체부 농림부 등으로 산재돼 관리되고 있어 이를 체계적으로
통합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5위의 출원대국이라는 양적 팽창에 견줄 질적향상이 특허청 개청
20주년에 떠오르는 화두다.

해외상표를 도용하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중남미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국내상표를 도둑맞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산재권제도의 국제적 통일화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던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서있다.

이를 위해서는 산재권의 가치와 위력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제고돼야 하며
산재권전문가의 양성도 뒷받침돼야 할것으로 지적된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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