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재테크가 생활 풍속으로 자리잡고 있다.

요즘처럼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울때는 제한된 돈을 잘 굴려 혼수자금
등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그러나 남들도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금융 재테크는 성공보다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나름대로의 철저한 원칙을 갖고 "내몸에 맞는 재테크 기법"을 터득해
나가야 한다.

개인이나 기업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기때문에 재테크에는 정해진
법칙이나 왕도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재테크를 할때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대원칙들은 있다.

십계명이라고나 할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이를 간추린다.

1. 돈을 굴릴 기간을 미리 정확히 파악하라

= 자금을 운용, 즉 투자할 수 있는 기간에 따라 최적의 투자대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이상이 생길시 비상금으로 쓸려고 투자하는 돈은 수시로
자금을 인출해야 하기때문에 자금운용 기간이 따로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녀의 학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하는 돈은 자금운용기간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일례로 은행 금전신탁이나 투자신탁회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가입할때는 예치기간을 따져봐야 한다.

만기전에 해약할 경우 물어야 하는 중도해지 수수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돈을 굴릴 수 있는 운용기간을 파악하려면 노후생활자금 마련 등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막연히 돈굴려 목돈을 만져보겠다는 식으로는 적합한 투자대상을 고를수
없다.

2. 돈이 들어오기 이전에 다음 투자대상을 골라라

= 돈을 막상 손에 쥐면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남들 한다고 하는 재테크에 기웃거리는 등 앞뒤 가리지 않고 즉흥적으로
투자대상을 찾을 가능성이 많다.

그래가지고는 한번 재테크로 목돈을 만졌다고 계속에서 제대로 돈을
굴릴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나름대로 시기별 재테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재테크는 한판 승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3. 세금우대 상품에 적극 투자하라

= 실명제 보완으로 요즘 한창 화두가 되고 있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금융상품을 잘 굴려 목돈을 거머쥐었는데도 세금을 무느라 실제 손에
잡히는게 적다면 재테크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게 뻔하다.

비과세저축이나 개인연금신탁과 같은 세금우대상품은 계속 다양해지고
늘어나기 때문에 신경만 쓰면 내몸에 맞는 상품을 찾을 수 있다.

4. 대출을 투자로 활용하라

= 은행에 예금을 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는게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돈을 빌릴 수 있는 경우가 꽤있다.

대출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대출을 단순히 급한데 쓰려고 빌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재테크를
위한 투자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집 장만을 위해 내집마련주택부금이나 재형저축 등의 대출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대출을 투자로 활용하는 좋은 사례이다.

예금할때도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는지를 따져 보는게 필요하다.

상당수 금융상품이 중도해약을 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5. 주거래은행을 가져라

= 은행들은 거래실적이 많은 고객에게는 금리도 깍아주고 다양한
부대서비스도 차별화해 제공하기 때문이다.

같은 은행에서 같은 종류의 대출을 받아도 연 9.0%의 금리가 적용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연 14%를 부담해야하는 고객도 있다.

이같은 금리차는 고객이 은행에 많이 기여한 정도를 기준으로 금리를
달리 적용하기때문이다.

예금실적은 물론 급여나 공과금 등의 이체실적이 많고 신용카드
이용실적도 많을수록 고객은 은행의 주고객이 되는 것이다.

주거래은행으로부터는 대출혜택뿐아니라 해외여행을 위한 환전우대
서비스 세무법률상담서비스 수수료면제 등도 받는다.

주거래은행을 고를때는 은행간 금리를 비교하는 것은 물론 신용도까지
따져보는게 필요하다.

은행이 부실해지면 예전과 달리 정부가 계속 보호할수 없게 될 것으로
보여 상품선택 못지않게 주거래은행 선택에도 신중을 기해야한다.

6. 채권에 직접 투자할때는 시기를 잘 선택하라

=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오르고 있을때와 하락하고 있을때를 제대로
파악해 그에 대처해야 한다.

회사채 수익률이 하락하면 채권은 투자대상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채권에 투자하고 싶으면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대부분 만기 10년짜리인 국공채를 매입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물론 수익률이 내려가고 있더라도 무조건 채권투자를 꺼릴 필요는 없다.

수익률 하락은 채권값이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이면 과감히 샀다가 만기전에 되팔아 시세차익을
남길수도 있다.

반면 수익률이 오르면 만기때까지 갖고 있다가 원리금을 타면 된다.

다만 채권의 직접 매매는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7. 확정금리 보장형 개인연금보험도 가입할만하다

= 10년이상 장기투자를 계획할 경우에는 개인연금신탁과 개인연금보험
만큼 유리한 것도 드물다.

개인연금은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다.

봉급생활자의 경우 연말정산때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대출 등 각종 부대서비스도 많이 제공된다.

5년만 불입해도 중도해지 수수료를 떼지 않는 곳도 많아 자금인출이
생각만큼 막혀있지는 않다.

그러나 은행과 투신사의 개인연금신탁은 실적배당 상품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고객에게 돌아오는 배당률도 함께 하락한다.

반면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가 취급하는 개인연금보험은 확정금리를
보장해준다.

실세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이 상품의 최저수익률은 바뀌지 않는다.

8. 투자대상의 진입장벽을 체크하라

=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사업의 초과이익이 오랫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투자대상의 기대수익이 높다.

재테크할 만한 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노래방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잘 나갔지만 진입장벽이 없었기 때문에 우후죽순처럼 생겨
나면서 투자대상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졌다.

시세보다 싼값에 부동산을 매입할수 있는 경매물건도 일반인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기대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대규모 자본투자, 흉내낼 수 없는
기술, 뛰어난 명성 (Brand) 등이 진입장벽의 높이를 좌우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9. 투자대상 하나에 전액을 투자하지는 마라

= 위험이 클수록 수익도 크지만 위험은 분산하는게 기본이다.

그렇다고 여기 저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불필요한 통장을 많이 가져서는
안된다.

통장마다 자투리 자금이 남게되고 푼돈만 양산하는 꼴이 돼 쓸데없는
자금관리에 더 손이 가기 때문이다.

10. 투자한 뒤에는 평가관리를 하라

= 요즘처럼 금리예측이 힘들 정도로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투자한 돈이 제대로 이익을 내고 있는지도 봐야하고 전보다 더 좋은
신상품이 등장해 투자대상을 바꿔야 하는지 등을 꾸준히 신경써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