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1차 부품공급업체들이 모기업의 시스템.모듈 공급 요청에 대비,
부품의 모듈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조립공수및 제조비용 절감을
위해 단품이 아닌 시스템 및 모듈을 공급받기로 기본방침을 정하자 최근 케
피코 동해전장 경신공업 만도기계등 대형업체들이 현대와의 협력아래 모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4백10여개에 이르는 1차 납품업체중 모듈화 능력이 있는 주력업체들을
대형화시키고 나머지는 통폐합하거나 2,3차 벤더화하는 소위 "중층화"의 시
발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술실의 한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 국산 자동차가 경쟁력을 갖
추기 위해선 부품 공급체제가 모듈화로 갈 수밖에 없다"며 "모듈공급 계획을
구체화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현대 자회사인 케피코는 모듈생산시스템을 갖추기로 하고 1차로
인테이크모듈 개발을 위해 합작사인 독일 로버트 보쉬사와 공동개발 문제를
협의중이다.

인테이크모듈은 인테이크매니폴드 스로틀보디 아이들스피드액추에이터 퍼지
밸브 맵센서 인젝션밸브 퓨얼레일 등을 통합하는 시스템으로 자동차 공기흡
입구 부분에 장착되는 제품이다.

와이어링하니스(배선) 분야 양대 공급업체인 경신공업과 동해전장은 최근
선진 부품업체들이 활발히 소개하는 "정션블록"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를위해 동해전장은 일본 후루카와사와의 기술제휴로 정션블록을 개발중이
며 경신은 미국 델파이오토모티브시스템스사와 아산에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합의한 상태이다.

정션블록은 각종 배선장치를 통합연결해 전선소요량을 줄이고 외형을 단순
화한 차세대 배선 모듈장치.

각종 전장품에 전기를 흘려주고 스위치 센서로부터 발생하는 정보를 해당부
품에 전달하는 전기배선장치가 자동차 가격의 2~3%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
면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품목이다.

국내 최대의 종합부품메이커인 만도기계 역시 섀시 서스펜션 계통등 모듈화
가 가능한 부문에 대해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전장품업체인 동해가 릴레이부문의 시스템화를, 삼립산업과 미국 델
파이 오토모티브시스템스사간 합작사인 KDS가 도어모듈 개발을 검토하는 등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모듈단위 조달체제에 대비하고 있다.

< 문병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