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외모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20대 중반 정도다.

5살바기 아이 엄마라곤 믿어지지 않는다.

밝고 귀엽게 웃는다.

7년간 기자생활을 했다고는 더욱 믿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또박또박 끊어지는 분명한 말투에서 속에 감춰진 뭔가 단단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분별력, 책임감, 그리고 자신감.자신의 일과 꿈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한없는 자부심과 애착심이 배어난다.

단순히 "맹렬여성"이라거나 "신세대미시족"으로 몰아서 얘기하기는
싫었다.

"프로는 아름답다"는 표현이 진부하지 않은 여자였다.

좁은 사무실은 수천만원짜리 장비로 가득하다.

복사기 컴퓨터 프린터에 LAN시스템까지 갖췄다.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직원들에 대한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에 엄격하면서 남에게 관대하다.

속이 꽉찬 사람이다.

일과는 오전 9시반 출근에 퇴근시간은 물음표.

자신이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한다.

고객사에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당면과제이기 때문.

남편 역시 일과가 불규칙한 방송기자라서 서로 이해하며 산다.

연애를 한번밖에 못해본 것이 아쉽고 아이의 재롱을 자주 볼 시간이
없어서 아쉽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