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있는 곳에 보험사 있다"

요즘 운동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가보면 보험사가 창단한 팀이 뛰고 있지
않거나 보험사 광고간판이 없는 곳을 찾기 힘들다는 말이 들린다.

그만큼 생.손보업계에 스포츠팀을 운영하거나 각종 운동경기를 협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증거다.

보험업계의 본격적인 스포츠마케팅의 효시는 삼성생명이 지난 82년 여자
실업농구팀을 창단하면서부터.

이후 흥국생명이 여자실업농구팀을 출범시켰고 지난해 한일생명이 춘천에서
실업축구팀을 창단했다.

또 국민생명과 제일화재가 각각 아이스하키팀과 여자핸드볼팀을 창단키로
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이 보험업계의 핵심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 LG화재등은 보험영업현장 못지 않게 배구코트에서도 라이벌
경쟁을 후끈하게 벌이고 있다.

보험사들이 서울도심에 옥외광고탑 1개를 운영하려면 연간 1억8천만~2억원
정도가 든다.

이와 비교하면 실업스포츠팀을 창단할 경우 연간 5억~20억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광고효과면에선 운동팀 활동이 옥외광고보다 수십배낫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화재는 올해 겨울철 배구슈퍼리그를 5억원을 주고 협찬해 대회
명칭에 "삼성화재컵"이라는 타이틀을 넣어 연일 매스컴에서 경기실적을
다루는 바람에 광고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방경기에서 이길 경우 일선 영업조직의 사기가 엄청나게
올라간다"며 소비자 못지 않게 내부조직에 끼치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올해말 아이스하키팀을 창단하는 국민생명의 김중민 부회장겸 구단주는
"대외적으로 기업이미지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다 무엇보다 내부조직의
결속력강화가 업무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보험사의 경우 40만명의 설계사 관리가 영업의 핵심을 이루다보니
외야조직관리에는 스포츠야말로 금상첨화의 마케팅이라는 것.

보험사들이 스포츠를 이용한 홍보효과외에도 국내 체육경기실력을 향상
시키기 위한 공익사업 측면에서 실업팀을 적극 육성하거나 각종 체육종목
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82년 당시 비인기종목이었던 레슬링과 여자농구단을
창단, 육성함으로써 국민체육 진흥향상에도 기여했다.

처음엔 "동방생명"으로 탄생했던 삼성생명 여자농구팀은 농구대잔치에서
2연속 3연패의 우승신화를 만들어냈으며 농구대잔치 우승을 통해 통산 7번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조승연 총감독원은 82년 창단때부터 84년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의
감동에 이르기까지 삼성생명 농구단과 역사를 같이한 주인공.

때문에 삼성생명 여자농구단을 거쳐간 선수중엔 문경자 차양수 최경의
성정아 손경원등 여자농구계의 대들보들이 수두룩하다.

교보생명도 공익사업을 강조하는 기업방침에 따라 95년부터 전국을 순회
하며 교보생명컵 전국볼링대회를 개최, 홍보효과외에도 볼링인구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85년부터 유도 체조 탁구 육상 핸드볼 태권도 빙상 테니스
씨름등 9개 종목을 집중육성하기 위해 시작한 교보생명컵 체육꿈나무 대회
는 그동안 5만5천명의 꿈나무를 배출했다.

이중 육상의 이진일선수,체조의 유옥렬 여홍철선수와 테니스의 전미라
선수등 약 50명은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손보사중에선 현대해상이 지난 89년5월 남자실업테니스팀을 창단, 운영
하면서 스포츠마케팅에 남다른 지원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홍보를 위해 전국의 야구장및 축구장에 회사로고를 넣은
펜스광고를 하고 프로야구팀인 현대유니콘스의 각종 운동기구(헬멧 손목밴드
배팅글러브 유니폼하의 치어리더유니폼)에 회사로고를 넣어 "움직이는
홍보맨"을 통해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보험사들이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공략하는 계층은 주부와 노인등 틈새시장.

한국생명은 지난 92년부터 백세 배드민턴대회를 개최, 노인및 3세대 가정의
화목을 도모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해마다 2월에 전국주부를 대상으로 한 전국주부볼링대회를
열어 집안살림의 결정권자인 주부계층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나 레저종목도 보험사들에 절호의 홍보기회다.

삼성생명 한덕생명은 최근 출범한 프로농구에 협찬사로 참여, 경기인기와
덩달아 인기를 누리는 실정이라고.

동양화재는 작년 10월 동양화재배 국제패러글라이딩 대회를 개최, 젊은이들
의 넋을 빼앗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