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경제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인해 대외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같은 수출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새로운 수출시장의
개척이 급선무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한국경제신문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개최한 97 수출현장설명회
및 구매상담회 참석차 귀국한 러시아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체코 등
신흥거대시장 4개지역 무역관장들과 우리 수출의 활로를 찾아보는 간담회를
가졌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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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이광희 <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장 >
박석현 < 자카르타 무역관장 >
김경율 < 라고스 무역관장 >
김상욱 < 프라하 무역관장 >
이종태 < 무공 홍보실장 / 사회 >


<>사회 =신흥거대시장은 장기적으로 유망한 시장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와의 교역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올해는 어떨지 수출전망부터 짚어보지요.


<>이광희관장 =올해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수출은 작년과 비슷한 50%정도의
증가세를 보여 약 30억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특히 전자제품의 경우 소위 도미노 구매현상으로 최신 전기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산 전기전자 제품은 현지인들의 인지도도 매우 높은 편입니다.

이밖에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한 구매가 늘고 있고
극동.시베리아지역에서 한국산 상용차에 대한 수요와 선박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경율관장 =작년에는 대나이지리아 수출 주종품목인 섬유직물 전기
전자 자동차 타이어 등이 모두 수출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수입수요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우리 업계의
나이지리아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입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제1위, 세계 7위의 산유국이며 인구가
1억2000만에 달해 수출시장으로서의 잠재성이 매우 큰 나라입니다.

또 최근 유가상승에 따라 외환보유고가 늘고 있어 금년도 대나이지리아
수출환경은 밝은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석현관장 =인도네시아에서는 작년 7월의 대규모 소요사태 이후 정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급격한 정치체제의 변화나 혼란사태가 예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97년 총선과 98년 대선을 거치면서 다소의 산발적인
소요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대인니 수출에 다소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김상욱관장 =체코는 최근 경상수지적자가 OECD의 경고치인 GDP대비
5%대를 훨씬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방 경제전문가들은 아직은 체코의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체코정부도 무역수지 적자를 이유로 수입규제 등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입니다.

따라서 금년에도 작년에 이어 체코의 수입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입니다.

다만 금년도 경제성장이 지난해보다 다소 위축될 전망이고 현지 화폐인
크라운화의 평가절하가 예상돼 작년처럼 큰 폭의 수출증가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다음으로 최근의 급격한 환율변동과 이로 인한 가격경쟁력 문제를
점검해보겠습니다.

선진국시장에서는 엔저로 인해 상당히 고전하고 있는 상황인데 신흥시장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관장 =러시아시장에서는 엔저의 영향이 선진국시장에서처럼 직접적이고
심각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제상황이 아직까지도 경제외적인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극동 일대에서는 동남아 조립생산 일본전자제품이 유리한 지불조건을
내세우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우리나라산이 점차 밀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경율관장 =나이지리아의 경우 일본산 제품의 수출채산성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현지시장에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가전제품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까지만 해도 일본산이 우리 제품보다 15~20% 고가였으나 최근에는 가격
차이가 5% 정도로 좁혀졌습니다.

자동차는 2~3개월전부터 일본업체들이 전차종에 대해 대당 400~600불
정도씩 수출가격을 인하하고 있어 앞으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일본과 경쟁분야가 서로 다른 기계류 직물류 화학제품 등에서는
엔저에 따른 경쟁력의 변화가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관장 =인도네시아에서는 태국 대만 말련 중국 등 동남아산 일본제품의
유입으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엔저 이후에는 일본산 제품도 10% 정도까지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마디로 고기술제품에서는 일본 등 선진국에 밀리고 중급기술 제품에서는
후발개도국들의 추격이 심해지고 있다는 얘깁니다.


<>김상욱관장 =동구권의 경우 지금까지는 우리기업이 일본기업에 비해
우위를 점해 왔습니다.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동구권 시장을 소홀히 해 온 편인데 최근에는 점차
동구권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저 현상이 더해질 경우 일본 제품이 우리제품 시장을 상당부문
잠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체코의 경우 일본 마쓰시다사가 6천만달러를 투자하여 가전제품
조립생산을 본격화했으며 금년초에는 미쓰비시자동차가 약 10%의 가격인하를
단행, 한국차 따라잡기에 나선 상황입니다.


<>사회 =신흥시장의 경우 이제 막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이므로 현재는
수출규모가 미미하지만 향후 유망한 상품이 많을 텐데요.

현지 시장에서의 신규유망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이관장 =구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대부분의 일반소비재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정부가 최근 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일반소비재의 국내생산을 위한 생산설비 수입확대가
예상됩니다.

따라서 소형 플랜트수출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일 시점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의 일부 사양 산업설비나 노후설비를 이전하여 현지 생산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경율관장 =나이지리아도 최근 수입대체산업 육성을 위해 민간부문의
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플랜트수출이 유망합니다.

특히 고가의 대형 플랜트 보다는 소형 및 가내수공업을 위한 산업설비와
중고 플랜트의 수출전망이 밝습니다.

일반소비재의 경우는 자동차 부품 및 관련 악세사리가 유망하며 의료용품
섬유산업용 부자재 사무용품 등도 수출유망 상품으로 꼽을 수 있지요.


<>박관장 =인도네시아는 개발도상국이므로 경제발전에 필요한 각종
시설기자재 기계류 화학제품류 등이 유망합니다.

최근에는 외국선박에 대한 수입규제가 해제돼 어선 연안수송선 소형
탱크선에 대한 수입증가도 기대됩니다.

참고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97~99년 3년간 총 960척의 어선을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정부가 발전시설 확충을 추진중이므로 전선케이블 등도
유망품목이 될 수 있지요.


<>김상욱관장 =체코의 유망품목은 우선 양말을 들 수 있습니다.

체코 국민들의 소득증가에 따라 고급 양말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산은 선진국 수준의 품질에 적절한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수출확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냉동수산물의 소비량이 점차 증가되고 있으며 특히 게맛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휴대용전화기에 쓰이는 배터리도 앞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회 =지금까지 신흥시장의 동향과 수출유망품목 등을 알아봤는데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신흥시장 수출촉진 및 투자진출 방안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이관장 =러시아는 자원이 풍부하고 기초과학 기술이 발달해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자본과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접목하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만합니다.

특히 러시아 방산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민수품 생산에 보다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재정난에 빠져 있는 광산기업과 합작으로 각종 천연자원 개발권을
확보하는 것도 유망한 투자진출 분야입니다.

러시아정부의 내수산업 육성 의지에 맞추어 일반소비재를 중심으로 사양
산업설비를 이전, 투자하는 것도 좋은 사업이 될 것입니다.


<>김경율관장 =나이지리아는 청량음료 섬유 신발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산업의 다양성이나 기술수준이 극히 유치한 단계이고 기간산업도
초기단계에 있습니다.

때문에 현지에 자본 기술 등을 투자하여 이윤을 취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투자규모는 중소기업형 유망업종을 소규모 투자로 착수하여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투자시 국내 제조설비의 자동화 교체에 따른
유휴설비를 투자지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박관장 =인도네시아정부는 최근 총수요억제 관리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현지의 유통업체들도 경기하강에 대비해 재고물량을 줄이고 있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기간내 수출신장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발로 뛰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와함께 해외무역관과 연계하여 개별 세일즈 활동을 전개한다든지
해외시장개척단 및 해외박람회 등에 적극 참가하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현재는 마케팅 활동이 수도인 자카르타에 집중되는 경향인데 이를
수라바야 스마랑 메단 반둥 등지로 확대함으로써 지방의 신규거래선
발굴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김상욱관장 =오는 2000년초 EU가입을 앞두고 있는 체코는 수출시장
자체로서 뿐만 아니라 EU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중요성이 보다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체코 자체도 인구 1천만명의 소규모 시장이지만 지속적인 소득 증가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아울러 중부유럽의 중심지에 위치한 지정학적
가치를 감안할 때 우리 업계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중부유럽자유무역협정(CEFTA) 등을 고려할 때 체크를 통한 유럽
인접지역으로의 진출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이러한 중요성을 간파, 작년말 전유럽 지역에 진출한
일본업체들이 프라하에서 모여 투자 세미나를 개최한 적도 있습니다.

체코 국민들의 높은 교육수준과 향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각종 사회간접자본 등을 고려해 우리 업계도 체코진출을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