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내에는 여유를 즐기기 위해 글씨와 그림을 벗으로 삼는
"서화동호회"가 있다.

서화동호회는 지난 95년 9월 40여명의 회원으로 출발했다.

출범 당시 슬로건은 "자동차와 예술의 조화".

복잡한 기계덩어리와 미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자동차만큼 미적 감각이 필요한 것도 없다.

동호회 회원들은 매주 월.화요일 두차례 모임을 갖는다.

업무가 끝나는 오후 7시쯤 본관 7층 회의실에 모여 2시간동안 실력을
가다듬는다.

이때 초빙하는 강사는 심우 이병무 화백(82).

한.일문화교류방문단장을 맡고 있는 이화백은 대외적인 명성으로 사실
우리에겐 과분한 강사이다.

우리모임은 틈나는 대로 고궁을 찾거나 미술 서예 등 각종 전시회를
둘러보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우리모임의 가장 큰 행사는 회원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으로 전시회를 여는 일이다.

전시회는 매년 상.하반기 두차례 열린다.

자신의 작품을 일반에 공개하는 만큼 전시회를 앞두고는 4개월이상
철야작업도 마다않는다.

전시회는 보통 계동 본사지하 사원식당에서 열리는데 사내 모든
임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둘러본다.

정주영 명예회장도 항상 빠지지 않고 참석해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아예 규모를 늘려 대외적인 행사로 꾸몄다.

서소문 중앙문화센터에서 가진 이 행사에는 무려 1천5백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몰릴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어 우리를 놀라게 했다.

모임의 성격만큼이나 회원들 또한 회사내에서는 모두 "미의 대가"로
통한다.

작년까지 고문을 맡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김형수 전 상무와 김인서
이사 (국내영업본부), 한진수 부장 (수출업무부)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현재 부회장을 맡아 회원들을 챙기느라 발로 뛰고 있는 유순례씨
(해외서비스2팀)와 총무 정상기씨 (상용새시부품개발팀), 전총무 오승환씨
(상용새시부품개발팀) 등도 숨은 일꾼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