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선 국경일 기념일 전통민속명절 등을 통틀어 명절이라고 부른다.

북한은 국경일로 김일성 생일 (4월15일) 김정일 생일 (2월16일)
국제노동자절 (5월1일) 해방기념일 (8월15일) 정권창건일 (9월9일)
노동당창건일 (10월10일) 헌법절 (12월27일) 등을 정하고 있다.

북한은 국경일에 설날 (1월1일)을 더해 "8대 국가명절"이라 부르고
있는데 그 중에서 김일성 부자의 생일을 "최대의 명절"로 정한게 1974년
2월이었고 김정일 생일은 75년에 임시 휴무일로 정했다가 76년에 정식
휴무일로, 그리고 82년부터 공휴일이 됐다.

북한은 김부자의 생일을 다른 "8대 국가명절"과 구별하기 위해
86년부터 생일 다음 날까지 휴무일로 정해 연휴로 하는 한편 김정일
생일부터 김일성 생일까지 2개월간을 축제기간으로 설정하고 갖가지
행사를 벌였다.

김일성은 94년 7월에 사망했지만 그의 생일은 작년에도 명절로 치뤄졌고
올해에도 탈상하기 전이므로 명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론 김정일이 권좌에 앉아있는 한 김정일의 생일인 2월16일이
북한 "최대의 명절"이 될 것이다.

특히 금년은 김정일의 55회 생일로 김일성 사망후 첫 "꺾어지는 해"
(5년 또는 10주년)이고 또 금년하반기 김정일이 공식으로 "국가주석" 및
"총비서"직을 승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생일을 성대하게 치뤄야 할
부담을 안고 있다.

작년말 "충성의 편지전달 이어달리기" 첫주자가 함북 회령, 양강도
삼지면 등지서 출발했고 해외에선 친북단체들이 "생일 경축위원회"를
결성했으며 각종 문화.체육행사 등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작년 행사에 3억달러이상의 경비가 들었을 것으로 추산되므로 올해엔
더 많이 들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금년 김정일 생일은 심각한 경제위기와 식량난에 겹쳐 황장엽
노동당비서의 망명으로 잔치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되고 말았다.

북한 주민 대부분은 망명사건을 모르겠지만 북한이 처한 실상은 피부로
느낄수 있을 것이다.

김정일 생일행사 하나만으로도 "북한은 사회주의가 아닌 봉건주의 사회"
라고 말한 황비서의 말을 실감케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