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

하얀공이 배트에 맞아 그 짜릿함이 장갑에 전달되고 힘껏 달려 베이스를
밟는 순간 일주인간의 쌓였던 피로는 날아간 공과 함께 하늘위로 사라지는
쾌감을 만끽한다.

바로 이 맛 때문에 일주일을 힘차게 보내는 벽산건설의 야구동호회
"RACER".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과 가정, 건강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는
멋진 생각으로 지난 93년도 야구를 사랑하는 직원들이 동호회를 조직 벌써
5년째 활동하고 있다.

팬 (여직원)들로부터 프로야구만큼의 인기로 경기때 마다 오빠부댈
대동하는 우리 동호회는 현재 18명이 활동하고 있으나 건설회사특성
때문에 지방근무가 많아 전부가 참석하지는 못하는 것이 아쉽다.

거칠고 활동적인 매력때문에 젊은 직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팀단장 (본인)을 중심으로 팀의 감독인 김덕기 이사 (해외사업부)와
총무인 전용수 대리 (자재부)가 팀을 꾸려 나가고 있다.

그리고 현역시절 직접 야구선수로 활약한 영업관리부의 함세민 사우와
개발사업부의 구성욱 사우 등의 도움으로 연습과 일정 등을 진행시키고
부족한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95년도 창설된 "코 라"라는 직장인 아마추어 야구 동호회리그에 2년째
참가하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원년도 리그 우승팀인
한국전력에게 역전승하여 잠실야구장에 입성한 것으로 아직도 프로야구
선수들의 안방인 잠실야구장의 잔디를 밟으며 느꼈던 감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이미 불혹의 나이를 넘겼다면 방망이 대신 골프채를 휘두른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나에겐 아직도 뜨거운 다이아몬드의 유혹을 참을 수가
없어 일요일이면 유니폼을 챙겨들고 후배들과 양보없이 한판의 승부를
치룬다.

학창시절때와 다름없는 빠른 발 덕택으로 지금도 틈만 나면 기습번트를
시도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공격으로 팀 내에서의 공헌도도 수준급이지만
자주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작년도 경기성적은 별로 신통치 않아 씁쓸한 한해가 됐지만
작년을 교훈삼아 올해는 다시 원년의 영광을 되찾자는 굳은 의지로 똘똘
뭉쳐 동계훈련의 철저한 연습으로 그라운드에 흘러내리는 땀을 보며
서로가 미소를 짓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