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라는 단어만 떵올려도 마음이 포근해지고 왠지 정겨운 느낌이
솟는 것은 어릴적의 아기자기한 기억때문이리라.

비록 몸은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면서 자주 찾아가지 못하지만 뛰놀던
동네어귀와 학교교정을 서로 잊지말자고 경주고4회 동창생인 우리는 다시
모였고, 토요일에 만난다는 의미로 "토우회"라고 이름지었다.

그후 작은 모임치고는 잘 운영되었고 지금도 2개월에 한번씩 정례모임을
가지면서 회원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고향발전에 부단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포도주는 오래 묵은 것 일수록 맛이 더하고 친구는 오래 사귈수록
우정이 돈독해 지듯이 필자의 나이가 이미 이순이 넘었으니 우리가
어울린지도 어언 30여년이 흘렀다.

지난해부터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으나 실상 특별히 하는 일이 있는게
아니라 그만큼 모두가 회장이고 부회장인 것처럼 열심이다.

이제 서로가 눈빛만으로도 상대의 의중을 알아차릴수 있고 만나면 항상
그 시절 그때 기분으로 되돌아가곤 한다.

회원으로는 윤희우 한국전기협회 부회장, 정상봉 신진엔지니어링 사장,
장학세 대한해운 사장, 최병하 인하대 교수, 이원달 중랑구 부구청장 등
20여명이 된다.

이제 회원들의 나이가 정년을 넘기게 되니 어느덧 하나 둘씩 현직에서
물러나 개인사업이나 여가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도 생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있지만, 각박한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계획할때도 됐다고 생각한다.

아들딸 결혼시키고 손주의 재롱에 정신이 팔려 노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보다 한번쯤 자신을 돌아다 보고 스스로 재충전에 힘쓰거나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주의사람들과 사회에 봉사할 채비를
갖추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그렇게 살고 있는 회원도 상당수 있다.

앞으로 "토우회"안에서 우리의 우정이 더욱 커지고 회원들의 좋은
소식을 자주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