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의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말이다.

특히 외형위주의 경영에서 내실위주의 경영, 가치창출의 경영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28일 63빌딩에서 상장회사경영진을 대상으로 ''기업
환경의 변화와 가치경영시스템의 도입''을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선진국에서 경영시스템의 하부구조로 자리잡은 VBM
(가치중심경영) EVA(경제적부가가치)라는 가치경영시스템의 도입과 활용
방안이 적극 논의됐다.

박상용 연세대교수의 주제발표를 요약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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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고도성장과정에서 한국기업들이 추구한 경영목표는 외형을
극대화시키는 것이었다.

이에따라 투자행태도 진정한 부의 창출보다는 다분히 외형 지향적이었다.

외형을 중시한 경영패러다임은 지난 80년대까지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국제경쟁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모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외형의 확대가
불가피했다.

고도의 경제성장기에는 외형위주의 경영에 따르는 비효율도 어느 정도
흡수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환경 아래서는 기업의 경영패러다임이 외형중심에서
가치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

외형중심의 경영패러다임은 세계경쟁이 치열해지고 불확실성이 증폭하는
시대에 개별기업은 물론 국가경제전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미 그러한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외형위주의 경영은 기업이 자기자본비용을 경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자본비용을 구성하는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중에서 부채에 대한 현금성
금융비용만을 중시했다.

타인자본비용보다 높게 마련인 자기자본비용은 무시하거나 배당비용만을
고려했다.

그렇다고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주주의 이해를 고려하는 관행이
정착된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 기업들은 "양의 경영"에서 "질의 경영"으로 전환하기 위해
EVA(경제적부가가치) 또는 VBM(가치중심경영)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이러한 가치경영시스템이 우리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유용한 시스템이어야 한다.

첫째 수익성을 측정하고 평가하는데 있어 매출이익뿐만 아니라 자본
효율성도 동시에 중시돼야 한다.

둘째 부채비용과 자기자본비용도 고려해 투자프로젝트를 평가하고 생산과
판매를 두 축으로 하는 영업활동의 성과를 평가해야 하는 문제이다.

이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가치경영시스템이 바로 EVA와 VBM이다.

EVA는 경영의 중심목표인 동시에 성과측정 및 평가의 중심지표다.

이는 일정한 회계기간동안 창출된 부가가치로 1원투자에 대한 부가가치와
투자규모에 의해 결정된다.

매기간 높은 EVA를 오랫동안 창출할 수 있는 경쟁우위를 지닌 기업일수록
그만큼 기업가치는 높아지게 된다.

EVA시스템을 도입하면 관리목표와 성과지표를 합리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아울러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분야를 단계별로 규명하고 해당분야를
개선하기 위한 혁신과정을 설계하는 작업이 보다 명확해지고 단순해진다.

예를 들어 EVA가 낮은 원인이 자본비용보다는 투하자본수익률에 있을
경우, 투하자본수익률이 낮은 원인이 낮은 영업마진때문인지 혹은 낮은
투자자본회전율 때문인지 규명하게 된다.

회전율에 문제가 있다면 그 이유가 과다한 운전자본때문이지 과다한 고정
자산 때문인지 쉽게 밝힐 수 있게 된다.

EVA시스템을 도입하려면 기업경영의 하부구조를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이 새로운 하부구조의 핵심이 CFO(Chief Financial Officer)제도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명실상부한 CFO제도를 도입한 기업이 없다고 본다.

CFO는 기업의 재무와 경리분야를 총괄하는 부사장급의 최고경영자다.

단순한 자금조달의 차원을 넘어 자금조달원을 다변화하고 리스크를 관리
하는 업무까지도 포함한다.

EVA도입은 결국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연결된다.

이젠 독과점 시장구조에서나 가능했던 높은 매출영업이윤이 축소되고 있다.

과거처럼 비효율적인 자본투자와 높은 부채의존에 따른 과다한 금융비용을
매출마진이 보전할 수 없게 됐다.

기업이나 국가경제전체의 내실성장을 위해 투자를 효율화하여 자본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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