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미래산업 기술연구소에 근무하는 김영록선임연구원은 퇴근후
집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회사로 향하는 일이 종종 있다.

회사에 도착한뒤 밤 12시가 넘도록 연구에 몰두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공장자동화용 소프트웨어개발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알고 있어서이다.

93년말에는 연구원들이 크리스마스부터 보름동안 신년연휴도 잊은채
연구에 몰두, 반도체검사장비인 핸들러를 개발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원목인테리어로 꾸며진 본사건물의 3층에 자리잡은 기술연구소는
미래산업의 심장부이자 장래가 달려있는 곳이다.

연구원들은 열심히 일한만큼 그동안 혁혁한 "전과"를 거둬냈다.

세계 최초로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자동검사장치를 개발한 것을
비롯, 메모리반도체테스터분야에서도 세계 정상급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국내 처음으로 인터넷뱅킹시스템을 개발해 금융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취득한 특허만도 56건.

출원중인 것은 36건에 달한다.

미래산업이 반도체장비업계의 거인으로 크는 데는 기술연구소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 인력의 28%인 74명이 연구소에 몸담고 있다.

30세 안팎의 젊은이들이다.

박사 3명 박사과정 6명등의 고급인력도 포함돼 있다.

컴퓨터공학과 전자 제어계측을 전공한 고급두뇌가 지방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은 연구분위기가 자유롭고 회사가 과감한 지원을 하고
있어서이다.

정문술사장은 연구테마를 연구원들 스스로 결정하고 예산은 원하는
만큼 갖다 쓰도록 배려한다.

문영호연구소장은 "연구비가 모자라서 어려움을 겪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말한다.

보수와 복리후생도 충분할 정도로 지원한다.

작년말엔 이종현연구원을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과정에 보냈다.

지난해 상장후 주가가 폭등,우리사주로 받은 주식의 평가액이 1인당
수천만원에서 2억원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연구소가 현재 수행중인 주요 테마는 컨트롤러 공장자동화소프트웨어
컴퓨터모의실험체계와 스마트카드 1회용 암호발생기등 첨단기술이다.

문소장은 "그동안 현대전자와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장비구매가 회사발전에
큰 도움을 주었다"며 "외국산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장비를 하루빨리
국산화하고 21세기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장비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힌다.

< 김낙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