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서치의 황정욱사장(34) 하면 국내 방송과 영상산업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다.

21세기 한국영상산업을 이끌 대표주자로 꼽히는 그의 이력은 독특하면서도
화려하다.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중 도미,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원 광고학 석사.
94년 새한미디어측과 디지탈미디어 설립, 스타서치 담당(대표). 95년
독립해 드림서치 창립. 96년 영화 "체인지"및 관련음반 제작. 현재 총예산
200억원의 대작 "제이슨리" 제작중".

영화와 TV드라마등 영상물및 음반 제작과 연예매니지먼트를 병행, 국내
최초의 토털엔터테인먼트사업자로 자리를 굳힌 황사장을 만나 국내 영상
산업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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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난사람 = 박성희 < 문화부장 > ]


-영화 제작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극장도 운영할 계획이라면서요.

<>황사장=코아아트홀이 서울 종로2가에 신축중인 복합상영관 4개중 2개를
맡기로 했습니다.

2월께 극장이름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8월께 개관 예정이구요.


-대기업의 영상산업 진출과 함께 극장 건립도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엔 현대와 제일제당이 서울일원에 문을 여는 극장만 해도 20여개
나 될텐데요.

<>황사장=서울의 경우 극장이 한곳에 몰려 있습니다.

강남에는 많은데 강북 의 중앙지역에는 모자랍니다.

더욱이 극장의 판도도 80년대와는 완전히 바뀌었죠.

국도 대한 스카라 중앙 극장등은 개봉관으로서의 명성을 잃었습니다.

관객이 안들어요.

당연히 좋은 영화를 올리기도 힘들지요.

개봉관이 적던 시절 희소가치를 믿고 영화사와 관객이라는 두 고객을
모두 푸대접했거든요.

그 결과 강북에 좋은 극장이 줄어들었어요.

종로2가는 젊음의 거리인 만큼 극장가로는 상당히 유망합니다.

대기업에서 극장을 짓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극장을 운영하면 떼돈이라도 버는 줄 알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백화점빌딩에서 임대가 잘 안되는 6층이상에 만든 극장이라면 몰라도
극장전용빌딩은 수익성이 크지 않아요.

피카디리극장만 해도 시가 700억원짜리인 만큼 1년에 순수익이 70억원은
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아마 10억원도 안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영상산업을 육성하려면 일정기간까지는 극장을 문화시설로 인정,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난해부터는 영화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걸로 압니다.

첫작품 "체인지"가 곧 개봉되죠.

시사회의 반응이 상당히 좋은 것 같습니다.

<>황사장=18일 명보극장등 몇곳에서 동시에 개봉됩니다.

벼락으로 인해 남녀가 갑자기 바뀐다는, 다소 엉뚱한 주제를 다룬 하이
코미디물인데 이진석감독의 탄탄한 연출력과 출연진의 좋은 연기 덕에
괜찮은 결과를 얻게 될 모양입니다.


-제작비는 얼마나 들었읍니까.

박중훈 유인촌 이승연 이경영씨등 톱스타들이 우정출연한 걸로도 유명
한데요.

<>황사장=14억원으로 일신창투가 전액 투자했어요.

원금을 갚은 뒤 이익이 나면 반씩 나누는 조건으로 계약했습니다.

주연은 고교생배우인 정준과 김소연이 맡고 박중훈 이승연씨등 톱스타들은
조연으로 반짝출연하는데 대부분 개런티도 받지 않고 도와줬습니다.

이진석감독은 아시다시피 "사랑을 그대 품안에" "호텔" "아파트"등의
드라마로 실력을 인정받은 연출자입니다.

최진실 채시라 이승연 차인표 신애라등을 발굴, 육성한 스타제조기로도
널리 알려져 있죠.

우정출연자가 많은 것도 그런 인연 때문입니다.

영화데뷔작인 "체인지"에서도 연출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고석만감독과 "제이슨리"라는 대작을 만든다죠.

방송과 영화가 모두에서 상당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작비가 200억원이나 되고 기획단계에서 국내외 시장에 판권을 팔았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황사장=미국 인터라이트픽처스사와 함께 제작합니다.

영화의 배경 자체가 미국인데다 국제시장에 내놓으려면 외국영화사와의
합작이 필요해요.

1930년대에 알 카포네의 오른팔로 미국 암흑가를 주름잡았던 한국계
제이슨리의 일대기를 다루는 내용입니다.

선 굵은 고석만감독이 연출하게 되는 만큼 믿고 있습니다.

주연은 차인표씨가 맡구요.

현재 미국 메이저배급사와 판권계약이 진행중입니다.

제작비의 50~70%정도가 미국시장 판권료로 충당돼야 하는데 잘 될 것
같습니다.

국내에는 대우에 12억원을 받고 비디오판권을 판매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영화의 비디오판권료가 비싸도 4억~5억원이었으니까 최고액
이지요.

"제이슨리"는 또 극장상영후 TV용으로 다시 제작해 방송할 예정입니다.

연말께 개봉할 계획이니까 TV에서는 내년 여름께 볼 수 있겠지요.

2월말 미국LA에서 열리는 AFM(미국영화견본시)에도 나갈 계획입니다.


-외국에서는 영화의 판권계약서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던데요.

국내 상황은 어떻습니까.

<>황사장=외국에서는 영화판권 계약을 체결하면 계약사에서 10%의 계약금을
줍니다.

나머지는 완성된 영화필름을 인도할 때 주는 거지요.

대신 제작사는 그 계약서를 들고 은행에 가서 나머지 액수를 대출받아
사용합니다.

또 영화완료보험이라는 것이 있어서 만일의 경우 제작사가 영화를 완성하지
못하면 보험사에서 인수받아 만듭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디오판권 계약을 하면 전액을 주는 대신 담보를 요구
합니다.

하지만 영화사가 그런 담보물이 어디 있습니까.

기존의 그같은 관행들이 개선돼야 영상 선진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기업의 영상산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영상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반면 부정적인 눈길도 없지 않은 듯합니다.

<>황사장=영상산업에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대목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과도기적 현상이기는 하겠지만 대기업의 과열경쟁으로 외국영화의 판권을
지나치게 비싼 값에 사들인다거나 제작비를 대주는 대신 비디오판권료를
절반값에 요구하는 등의 일은 지양돼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시장 규모로 볼 때 외국영화의 판권료는 제작비의 3%정도가 적정액
입니다.

한 예로 제작비가 1천억원정도의 영화면 30억원이면 들여올 수 있는데
보통 50억~70억원에 수입하니까 터무니 없는 거지요.

수익금 배분과 비디오 판권료문제는 창업투자회사들이 영화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상당히 개선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창투사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요.

<>황사장=요사이 수익을 낼만한게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주식도 안되고.

영화는 회임기간이 길어야 1년이 안되는데다 원금을 잃어버릴 확률이 아주
낮습니다.

자금회수길이 극장개봉수입밖에 없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비디오와 TV라는
판로가 있어서 최소한 본전은 건질 수 있고 잘만 되면 적지 않은 수익도
보장됩니다.

"투캅스"의 경우 TV판권료만 2억5천만원이었죠.

매력적인 투자대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음반제작과 매니지먼트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황사장=영화와 음반제작은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매니지먼트에 신경을 쓰는 것은 배우를 키우지 않고 영상산업의 발전을
기대한다는 것은 심지 않은 곡식을 거두려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좋은 배우를 발굴, 육성하는 일이야말로 한국영상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첩경입니다.

연기력도 연기력이고 국제무대에서 일할 수 있도록 영어교육도 해야죠.

TV탤런트를 영화배우로 키우는 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현재 소속배우는.

<>황사장=차인표와 신애라 이혜영씨등이 전속이고 나머지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작품에 따라 계약합니다.


-국내 영상산업이 나아갈 방향은 뭐라고 봅니까.

<>황사장=국제감각을 키워야죠.

민족이나 국가를 떠나 인간이면 누구가 느끼고 생각하는 문제를 다룬
작품을 만들고 나아가 제작자와 배우 모두 세계무대에서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21세기 소프트전쟁에서 승부를 낼수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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