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대천실업 전문 / 경제학 박사>



새해들어서도 우리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다.

우선 경상수지적자가 작년말 2백3억달러에 달하면서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 물가도 4.7%로 작년 억제선 4.5%를 넘어섰다.

경제 성장률의 경우 작년 4.4분기에 3년만에 최저인 6%선대로 떨어졌다.

이러다가는 주요거시지표인 물가 성장률 수출의 세마리 토끼를 다 놓칠것
같다.

첫째 물가 문제를 보자.

물가불안이 여전한데도 정부는 통화정책을 신축적으로 유지하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통화성장률을 18%로 상향조정하고 작년 4.4분기에 9조3천억원의
통화공급을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었다.

이는 96년초 16%에서 2%가 늘어난 수치이다.

정부가 물가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둘째 경제성장률의 추세 문제이다.

작년 1.4분기만 하더라도 8.5%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정부도
경기 연착륙을 낙관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2.4분기에 와서 급기야 6.7%로 내려가면서 경기 추세는 비관론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더구나 4.4분기의 성장률이 6%선으로 전락하면서 비관론이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됐다.

이는 신6고 즉 고임금 고지대 고이자 과소비 고물류비용 및 행정규제에
의한 고비용 저효율 경제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번째 수출입 구조의 왜곡화 문제이다.

특히 사치성소비재의 수입이 늘고 여행수지적역조가 심해지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수출구조를 보면 대 선진국수출이 평균 17.5% 감소(작년 8월기준)
했다.

이에 따라 대선진국 무역적자가 2백67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대 개도국 무역수지는 1백33억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수출의 구성비를 보면 반도체 철강 조선 중화학제품및 자동차 즉 5대
품목이 무려 58.5%를 차지하여 산업구조상 경공업제품과의 양국화를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사치성 수입품의 구성비를 보면 85년에 23.5% 90년에 41.2%
96년 7월 현재 43.8%로 급상승하고있다.

내수용 소비재도 26.7%로 총체적인 과소비를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 산업구조의 숙원인 부품 소재 산업의 국산화를 위한 자본재
수입비율은 7%로 미미하다.

여행수지의 경우 지난 상반기에 11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3백%늘어난 것이다.

이에따라 작년의 경우 소득은 1.2%늘었으나 소비 증가율은 여행수지
및 사치성 소비재 수입을 감안할 때 3배 이상 늘은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1만불 소득국가가 3만불에 해당하는 소비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왜곡된 경제구조를 어떻게 전환해야 할까.

첫째 통화성장률은 신축적으로 운영해서는 안된다.

통화준칙을 지키지 않고 선심성으로 통화를 운용하면 인플레가 온다.

특히 선거를 1년 앞두고 정부에 여러가지 선심정책을 써달라는 호소가
밀물처럼 쏟아질 것이다.

이럴때 일수록 인플레기대심리를 잡아야 한다.

MIT의 노드하우스 교수가 주장하는 선거후에 불어닥칠 정치적 인플레이션을
가볍게 볼수없기 때문이다.

둘째 경제 성장률은 적정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

작년 12월 1천억달러를 초과한 외채와 2백30억달러의 경상수지적자를
감안해 계량공석한 결과, 6%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것은 거품성장일
뿐이다.

그 이상의 성장은 더많은 무역적자와 외채 누증 및 악성인플레의 희생을
감수해야 가능하다.

미국 일본도 2~3% 성장률로 만족하고 있고 올해 세계경제가 호황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도 4.2%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저성장을 인내할 수 있는 저력을 키워야 한다.

셋째 무역구조의 왜곡화는 반드시 조정돼야 한다.

특기할 사항은 그동안 무역수지흑자의 대종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년전부터 적자국으로 역전됐다는 것과 일본은 아직도 만년 수입초과국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은 대개도국 무역수지가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언제
또 추격 당할지 모르는 일이다.

수출품 구성비가 5대 중화학공업에 집중돼 있는 것도 지나칠수 없다.

이제 3대경제대국에 몰려있는 수출입구조를 다변화하고 글로벌화해야
한다.

이를위해 적극적인 해외 세일즈 강화와 첨단 정보의 조기습득으로 수출
대상국을 넓혀야 할 것이다.

풍요한 자원과 개발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중남미, 대양주, 아프리카에 눈을
돌려야 할때다 품질경쟁력제고를 위해 연구개발 토자를 지금의 2%에서 5%로
의무화하는 입법도 강구함이 바람직하다.

이와 병행하여 소재, 부품, 자본재 산업의 육성 정책이 뒤따라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망국적인 과소비 사치성 해외여행에는 가혹할 정도의 중과세
제도를 즉시 도입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경제난국은 비관적으로만 볼것이 아니다.

우리는 1960년대에 일인당 GNP 87달러에서 시작해 1만달러에 다다른
놀라운 저력의 민족이다.

6.25동란 이후의 폐허에서 근검절약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7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차질없이 완수 했다.

그리고 1973년 1979년의 유류파동을 3저의 호재로 극복한 행운이 따르는
민족이었으며 선진국에 버금가게 조선, 철강, 자동차, 중화학 제품등의
기간산업을 구축했다.

반도체의 개발로 세계 시장의 선두에서있기도 하다.

지금의 시련을 7전8기의 재도전으로 알고 우리의 단결력을 다시 한번
발휘하면 행운의 여신은 틀림없이 우리 편에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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