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세계무역기구)기본통신협상에 의해 세계 정보통신시장이 98년도부터
전면개방됨에 따라 세계 유수의 통신회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 글로벌 원, 월드 파트너,
콘서트등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거나 사업별로 회사를 쪼개는등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국가간의 이해관계를 넘어서 그 나라와 기업에 이익이 된다면 어느 누구
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능동적인 자세이다.

이에 비해 국내 통신업체들은 이런 위기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휴 설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업계 공동으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등의 협력노력이 부족한것 같다.

필자는 한때 수출지원업무에 종사한 적이 있다.

선박이나 철도차량등 국제적인 대형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우리 기업끼리
너무나도 소모적인 출혈경쟁을 벌여 수주에 성공해도 결과적으로 결손을
입는 경우를 허다하게 보아 왔다.

장자는 "붓대롱을 가지고 하늘을 바라보고, 송곳을 가지고 땅을 가리키니
어찌 작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며 붓대롱 속으로 밖을 보는 인간의
좁은 소견을 한탄한 적이 있다.

이제는 새로운 가치관과 열린사고가 필요할 때다.

기간통신업자 상호간에 동종 상대기업을 경쟁상대가 아니라 서로의 고객
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대전환이 있어야 하며 미비점을 보완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애정어린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협력자로 위상이 재정립
돼야 한다.

예컨대 기존 통신사업자들은 새로이 통신서비스를 개시할 신규사업자들을
단순히 경쟁자로 보기 이전에 여유 시설물을 이용해 주는 고객으로 생각하고,
반대로 신규통신사업자들은 기존통신사업자들에 대해 설비물을 임대해 주는
고마운 "은인"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대사회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환경속에서 세계화 정보화 사회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관과 열린사고가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