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서해훼리호 침몰 등 일어나서는 안될 사고.
평생 잊혀지지 못할 사고.

이 모든 사고와 깊은 관계를 맺고 또한 평생 사고와 연관을 갖고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바로 보험업계 종사자들이다.

경보회는 지난 1980년에 보험인들이라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보험연수원 교육기간에서 만난 경동 고등학교 29회 동창들의 모임으로
어언 16년 동안 사회와 가정에서 서로의 기쁨과 애환을 함께 나누어왔다.

회원수는 부인회원을 포함하여 2명.

월 1회 모임은 남자들만의 자리지만 3개월마다 가족모임 때면 서로의
모든 것을 알고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대부분 회원들의 집에서 한바탕
웃음꽃이 피는데 부인들의 솜씨와 정성이 담긴 집안별 별미를 저마다
준비해와 자리가 더욱 풍성해지고, 어른 아이 할것 없이 즐거워 하며 마치
어린시절의 대가족 형제들이 만난듯하다.

경보회라는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남자회원 모두가 보험인이라 보험에
대한 공통화제가 끊임이 없으나 부인들의 반대와 경고(?)로 딱딱하고
재미없는 보험이야기는 더 할수 없게 되고 대화의 주제가 "여행"으로
바뀌면 부인들도 너나없이 신바람이 나 썰렁했던 분위기가 금방 화기애애
해진다.

왜냐하면 94년 광릉수목원 정기 야유회 모임부터 고스란히 모아온 회비로
1998년에는 부부동반 국내 또는 해외여행계획을 확정하였기 때문에
너나없이 40대 중반에 떠나게될 모처럼의 부부동반 여행에 기대가 한껏
부풀어 있는 것이다.

어디로 갈지 결정은 안했지만 내년부터는 차근차근 여행시기, 장소 및
방법을 결정해야 하는데 각자 머리속에 그리는 여행계획이 달라 벌서부터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남녀회원간의 신경전이 만만치 않다.

아마도 결국엔 부인회원들의 아기자기한 여행계획으로 낙찰이 되겟지만
말이다.

경보회 회원으로서는 필자를 포함하여 손보업계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손해보험협회 양두석 차장, 혼신의 노력으로 기업보험인 특종보험분야의
전문가가 된 LG화재 노문근 부장, 감사반장으로 오래 근무하다 얼마전에
포항지점장으로 부임한 해동화재 박광중 부장, 보험연수원 강의에서도 항상
한국의 뿌리를 찾자고 주장하는 대한재보험 하동훈 차장, 97년 보험브로커
제도시행의 선봉에 선 "에이원 리스크 서비시스 코리아" 조호영 이사 등
남자 여섯명과 남자회원을 항상 뒷바라지 해주는 부인들과 아이들이
경보회의 소중한 회원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