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가 어제 싱가포르에서 개막됐다.

오는 13일까지 계속될 이번 각료회의는 WTO 체제출범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최고의사결정기구 총회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실로 크다고
아니할수 없다.

각료 선언형식으로 발표될 회의결과는 국제 간 교류에 있어서 기존
질서의 확대발전은 물론 새로운 발전의 지표를 제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회의에서는 체제출범이후 각국의 협정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보다
철저한 실효성 확보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UR협상시 타결이 완료되지 않아
WTO설립이후로 미뤄진 금융.기본통신.해운.인력이용 분야등에 대한 후속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는 방안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 앞으로도 발전시켜나갈 미래과제, 즉 환경문제를 비롯 노동기준,
투자규범, 경쟁정책등에 대한 대체적인 방향과 실행계획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중국.러시아.대만등 아직도 협정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처리문제와 지역무역협정과의 상충문제등도 검토될 예정이다.

한마디로 이번 각료회의는 WTO체제출범이후 미흡했던 분야를 보완,
완성시 실효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것 같다.

사실 86년9월 우루과이르이 푼타델에스테에서 각료선언형식으로 출범한
다자간UR협상이 10년가까운 우여곡절끝에 지난해 1월 정식출범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신뢰성과 실효성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미국등 일부 국가들은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금융협정등에 서명을 하지
않는가 하면 특정품목에서는 다자협상보다 쌍무협상을 통한 시장개방을
강요하는등의 사례도 빈번히 있어왔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협정상의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나 분쟁해결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점에서 이번 회의가 안고 있는 첫번째 과제는 WTO다자협정의 보다
객관적인 기준을 세우고 이를 철저히 이행토록하고 실효성 확보문제라고
본다.

이럴때만이 WTO 일반원칙인 차별없는 무억,예측할수 있고 개선되는
시장접근, 공정경쟁의 촉진, 경제개혁과 개발의 달성등을 실현시킬수
있을 것이다.

이와관련, 현재 미국과의 협상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등의 협상신규가입문제는 이들이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않은 탓에 협정의 실효성확보를 위해서도 조속한 매듭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하나 우리의 관심사는 지역무역협정과 다자협정간의 관계정립이다.

현재 세계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등 모두 45개의 크고 작은
지역무역협정이 체결돼 상호협력을 규정하고 있다.

WTO다자협정이 이러한 지역협정에 우선한 권리의무를 가진다는 명백한
기준을 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WTO회원 26개국중 지역주의 당사국이 아닌 나라는 한국과 일본
홍콩등 3개국뿐이라는 사실에서 보면 우리로서는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이번회의에서 이런과제들에 대한 해답이 어느정도까지 제시될지는
두고 볼일이다.

WTO체제의 출범이 우리에게 득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검증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노력을 전제로 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회의결과도 중요하지만 상품의 국제경쟁력 향상과 함께 아직도
취약한 금융등 서비스분야의 구조개편노력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돼야 할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