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일전 일본 매스컴은 천문대와 국토지리원이 인공위성을 이용해
관측한 결과 한반도 북부지역이 매년 2~3cm씩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보고 한반도가 매년 2~3cm의 속도로 동진하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겠느냐는 것도 하나의 관심거리였지만 그 것은 요원한 장래의
일이므로 오히려 관심은 어째서 동진하게 되었느냐는 원인에 더 쏠렸었다.

이 보도에 의하면 그 원인은 일본의 서남부와 중국 동북부, 시베리아 및
사할린지역에 "아무르 플레이트"라는 새로운 플레이트가 존재하고 있고
이 플레이트가 서서히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반도는 유라시아 플레이트의 내부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활동은 플레이트구조론 (plate tectonics)
으로선 설명할 수 없다는 게 거의 정설이었다.

한반도의 고지진자료인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을
보면 AD 2년부터 약 1,800회의 유감지진이 발생했었고 1565년엔 1년에
104회나 유감지진이 발생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이들 지진은 대체로 반도내의 주요
단층이나 지체구조의 경계면에서 발생했었다고 설명됐었다.

그래서 한반도가 아무르 플레이트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론이 새롭기는
하지만 이 이론에 따라도 아무트플레이트는 한국지역에서는 동해로 뻗은
오호츠크 플레이트 밑으로 순조롭게 스며들고 있다고 하므로 우리는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서해 격렬비열도의 지닌에 이어 17일 함남 원산 남동쪽
30km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3.6의 지진은 우리에게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이르킨다.

기상청에 의하면 금년들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은 현재 모두 31건으로
94년 같은 기간의 20건보다 55%, 95년 (26건)보다는 20%나 증가했다 한다.

특히 이들 지진중 상당수가 "플레이트구조론"으로는 설명할수 없는
특이한 형태라 한다.

그래서 학계는 이들 지진은 중국 단층대나 한반도지역의 해저지층에
있는 단층대가 활성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금년에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현상을 우리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로 받아드려 지진에 대한 대비에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신공항이나 원전, 매머드빌딩 등의 건설에는 엄격한 내진기준이
적용돼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