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금조달 시장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OECD 가입 추진으로 일반 채권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DR(주식예탁증서)
등 주식관련 채권은 국내 증시침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일반기채의 경우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이 뉴욕에서 3억5,000
만달러 규모의 만기 10년짜리 양키본드를 6.5%의 저렴한 표면금리로 발행한
것을 비롯해 대다수의 금융기관들이 종전보다 0.2~0.5%포인트까지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는 OECD 가입에 따른 신용도 상승으로 한국계 채권에 대한 스프레드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스프레드란 미 재무부증권 금리 또는 리보금리에 대한 가산 금리다.

이에 반해 같은 해외증권 발행의 경우에도 DR 등 주식연계 채권은 발행조건
이 까다로워지고 발행 규모까지 축소되는 등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런던시장에서 6%의 프리미엄을 얹어 7,300만달러의
해외DR를 발행했다.

지난 9월 같은 시장에서 국민은행에 의해 발행된 DR가 27%의 프리미엄에
3억달러 규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발행조건이 상당히 나빠진 것으로 평가된다.

발행 액수도 당초 8,000만달러에서 700만달러가 줄어든 것이었다.

또 장기신용은행은 당초 이달중순께 2억달러의 DR를 발행하려 했으나 가격
조건이 나빠 발행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해두고 있다.

연말께 해외DR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은행들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6일 런던시장에서 2억5,000만달러의 DR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조흥은행
은 최근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발행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보람은행도 발행규모를 당초 8,000만달러에서 7,000만달러로 축소조정했으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