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일로 예고된 젖은 음식쓰레기의 김포매립지반입 전면금지가
주민대책위원회의 탄력적인 입장선회로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주민대책위는 지난 8월부터 젖은 음식쓰레기를 반입하는 자치단체에
대해 11월부터 반입금지한다는 경고를 수차례 했었다.

그러나 서울 등 3개 시/도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결과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닥쳐왔고 첨예한 줄다리기
끝에 간신히 가닥이 잡혔다.

수도권 주민들로서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쓰레기 파동의 전말을 지켜보면서 답답한 심정을 참을 수 없다.

특히 환경부와 3개 시/도의 행정능력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따끔한 한마디
를 하게 된다.

매립지 주민들이 이번에 강력하게 들고 일어난 것은 단순히 젖은 음식물
쓰레기가 환경을 더럽혀서가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해마다 장마철이면 매립지의 침출수가 주변으로 흘러넘쳐 지하수와 토양
오염문제를 일으켜 왔다.

매립지 앞바다의 오염도가 시화호보다 훨씬 나빠질 것에 대한 걱정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매립지 인근주민들은 수년전부터 정부당국에 문제해결을 호소해
왔으나 별다른 답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주민들이 직접 반입금지활동에 나선 것.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수도권에 살고 있는 다수의 시민들이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묘안을 찾지 못한채 당황해 하고 있다.

당국의 미온적 자세는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동안 환경부가 한일은 반입금지 하루전날 3개 시/도 청소관계관회의를
열어 단기적인 감량대책마련이 불가능하니 공청회 등을 통해 대책마련을
하겠다는 자료를 낸것이 고작이다.

눈치만 보던 자치단체들도 마찬가지.

자원을 아끼고 오염 최소화를 위해 폐기물을 줄이고 젖은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더할 나위가 없다.

다만 무능한 행정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공무원들이 깊이 헤아리고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김희영 < 사회1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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