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쓰레기 처리문제가
우리생활에서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쓰레기 매립지도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마당에 김포매립지에서도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및 재활용계획을 마련하지 않으면 11월부터
쓰레기반입을 저지하겠다며 통보하고 나섰다니 당장 걱정이 앞선다.

나 자신도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대부분이 음식물쓰레기이고
환경오염등을 생각해 분리수거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솔직이
귀찮기도하고 해서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려온게 사실이다.

식당에서도 주문식단제가 있지만 우리 정서상 너무 야박하다는
생각에서인지, 손님유치를 위해선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가정과 식당에서 식단 개선을 통해 음식수를 줄이고 먹을 양만큼만
음식을 내놓는 것도 좋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음식을 내놓는 예식장등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본다.

친지 동료의 결혼식에 참석해보면 주말에 결혼식이 몰려 식사시간을
훨씬 넘긴 2~4시에 치러지는 경우 대개 식사를 하고 결혼식에 참석하는데도
혼주측에서는 경사에 하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하지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선지 식당을 예약하고 음식을 차려 내놓는다.

하지만 대개 식만 보고 가거나 예의상 식사를 하더라도 별로 식욕이
당기지 않아 남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음식점은 매상을 올리는데만 치중해 손님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예약된 수대로 음식을 차려놓고, 손하나 대지않은 음식까지 그대로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는 경우를 허다하게 봐 왔다.

옛날 어려운 시절에는 잔치집에 가 남은 떡등을 싸가지고 집에 가기도
했는데 요즘은 창피하다는 생각에선지 찾아볼수 없다.

이렇게 해서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는 비용이 1년에 8조원가량이라는데
이를 처리하느라 또 엄청난 비용을 들여야 한다니 2중으로 낭비하는
셈인 것이다.

우리정서상 다소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식사사간을 넘긴후의 예식등에서는
음식 대접보다는 답례품등으로 대신하든지,식사권을 나눠주든지, 아니면
각자 먹을 양만큼만 먹게 뷔페식으로 하는식으로 방법을 바꿨으면 한다.

분명히 낭비인줄 알면서도 허례허식에 눌려 방치 하다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민희정 <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