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SP팀의 김휘정주임은 이벤트업무를 겨우 1년 남짓 경험한
이분야 새내기다.

사내 PR팀에서 근무하다 올해초 이벤트PD를 지원했다.

이벤트PD란 기업 행사의 기획에서 진행 마무리까지 전과정을 연출하고
책임지는 현장사령관이다.

그만큼 온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일이 많다.

거친 남자들과 험한 말을 주고받기도 하고 행사전날이면 무대를
세우느라 밤을 지새는 일도 부지기수다.

불과 1년밖에 안됐지만 김주임에게도 이러한 경험은 셀수도 없다.

영상물 시사회 전날 광고주에게 퇴짜를 맞고 밤새워 편집을 다시
했는가 하면 갑작스런 폭풍우로 행사 직전에 무대가 무너지고 장비가
물에 젖어버리는 황당한 경험도 했다.

사내는 물론 대행사나 전문프로덕션에서조차 이런 고생스러움때문에
여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김주임 역시 이벤트PD를 지원했을 때 "힘들지 않겠느냐"는 주위의
걱정어린 충고를 들어야 했다.

"서울올림픽 개막전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 등 세계적인
테너가 모인 축하공연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는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이벤트가
아닐까요"

김주임의 소박한 답변이다.

지금은 이벤트PD를 지원하는 여성광고인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광고주들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간지점에서 양쪽의 입장을 반영해
이벤트로 꾸며내는게 이벤트PD의 능력입니다.

실제 행사진행은 전문프로덕션이 맡지만 이를 감독하고 의견을 조절해야
되기에 전문적이면서도 마음이 열려있어야 합니다"

김주임은 "섬세한 감각과 준비성이 요구되는 만큼 여자에게 적격"이라고
이벤트PD를 소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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