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활력과 창의력에 놀랐습니다.

인사동의 고풍스러움과 압구정동의 세련된 모습 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의 거리를 보면서 머지않아 한국이 패션중심지로 떠오를
것으로 확신하게 됐습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헤어디자이너 비달 사순(68)이 13일 헤어쇼 개최를
위해 우리나라에 왔다.

한국 방문은 95년에 이어 두번째.

그는 이번 헤어쇼에서 한국의 자연과 한국여성에서 모티브를 딴
헤어스타일을 선보인다.

사순은 런던에서 태어나 14살에 미용을 배우기 시작, 반세기가 넘게
헤어스타일에 전념한 최고의 헤어스타일리스트.

처음 살롱을 연 것은 54년이며 60년대 미니스커트를 유행시킨 주역인
디자이너 매리 퀀트와 콤비를 이뤄 "영국 스타일"을 세계로 전파하면서
유명인사로 부각됐다.

그는 "각자의 개성을 잘 살려주는 독특한 스타일"로 60년대부터
지금까지 헤어스타일에 있어 세계 최고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한국여성들에게는 그들만의 장점을 잘 살린 헤어스타일이 필요합니다.

서양인에 비해 약간 굵고 강한 머리칼은 극적이고 조형적인 모양을
만드는데 적합하죠.

이번에 선보이는 스타일도 모두 직선적인 느낌의 단발들입니다"

그는 63년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사순 밥" (균일하지 않은 느낌의
단발)도 동양인인 홍콩배우 낸시 콴에게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하는 스타일은 "하늘" "바람" "땅" "물" 주제의 동적인
형태.

가만히 있을 때보다는 거리를 걸으며 바람에 흩날릴 때의 효과를 더
고려했다고 전한다.

"74년부터 헤어스타일을 강의하는 학교를 세우고 헤어케어제품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유럽 10여개국에 있는 비달 사순 아카데미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이면서도 동시에 그들로부터 많은 새로운 생각을 얻는 곳이기도
하죠"

그는 피터 오툴, 존 길거드, 미아 패로 등 많은 영화배우들의
헤어스타일을 담당해왔으며 "부인 기다리게해서 죄송합니다" (68년)
"비달 사순 앞으로의 50년" (93년) 등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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