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의 경제호랑이, 칠레''

남북으로 길게 팔을 벌려 태평양을 껴안은 칠레는 해외기업들로부터 중남미
최고의 투자유망국가로 각광받고 있다.

95년 현재 칠레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규모는 총 60억달러.

이는 같은 기간동안 외국인의 전체 중남미투자액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국이 총투자의 35.6%를 차지하고 캐나다(14.4%) 영국(5.9%) 스페인
(5.5%) 호주(4.0%) 일본(3.7%) 등의 순이다.

올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규모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3.2%가 증가한
27억4,800만달러에 달했다.

칠레가 이처럼 투자유망국가로 선호되는 이유는 바로 고속성장에 따른
경제안정 때문이다.

지난 87~94년에 칠레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6.9%로 동남아국가(5.1%)는
물론 세계경제(2.7%) 성장률을 앞질렀다.

95년에도 8.3%의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칠레가 중남미 경제모범국가로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개방된
경제체제 덕분이다.

70년대초 피노체트 군사정부가 들어서면서 개방경제를 추진, 국제경쟁력을
키워왔다.

고속성장은 칠레의 대외적인 위상을 한층 끌어 올렸다.

칠레가 중남미에서 최고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지닌 국가임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세계적인 신용조사기관인 미국의 스탠더드&푸어즈는 최근 칠레의 국가투자
신용도를 B+에서 처음으로 A-로 올려 매겼다.

A-등급은 중남미국가들중 최고 투자신용등급이다.

중남미경제를 다루는 유력주간지인 비즈니스 라틴 아메리카지도 올해초
중남미에 투자한 4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52%가 칠레의
시장매력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감소됐다고 본 기업은 2%에 불과했다.

뿐만아니라 이 조사에서는 칠레가 중남미 국가중 외국인 투자에 대해 가장
호의적인 나라로 평가됐다.

90년대 이후 칠레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대부분 두 부문에 집중됐다.

광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조업에
대해서는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95년 외국기업들의 대 칠레 총투자실행액중 57%가 광업으로 몰렸다.

93년 총투자실행액중 16%를 밑돌던 서비스업비중은 지난해 26%로
상승했다.

반면 제조업비중은 93년 26.1%에서 94년 95년 각각 12.7%, 9.8%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칠레는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지역에 자유무역지대 및 산업공단을
건설해 놓고 있다.

이중 하나가 아리카공단이다.

아리카산업공단은 페루 볼리비아국경을 접하고 있는게 큰 장점이다.

이곳은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북부 브라질 남부지역과 교역을 할 수
있는 운하와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지대를 구입.임대할 때는 인센티브와 세금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제조업체 위주로 구성된 이 공단은 1평방m당 0.25달러에 공장부지를
임대한다.

부지를 직접 매입할 수도 있다.

칠레정부의 보조금은 최고 5,000만달러 까지다.

이키케(Iquique) 자유무역지대는 아리카 자유무역지대에서 남쪽으로
4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태평양연안을 끼고 있어 대 중남미 및 미국 등으로의 중계무역지로
적합하다.

입주시에는 기본관세(11%) 및 부과세(18%) 면세혜택도 주어지며 공단
설립시 금융지원도 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전력 항만시설 교통 연료조달 등이 양호한 지역이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남부에서 약 500km 떨어진 콘셉시온(Concepcion)
산업공단은 삼림관련 산업의 중심지이다.

외국인투자자에게 여러가지 인센티브가 주어지며 산업인프라구축 및
시장조사활동 등에 정부보조금 혜택이 있다.

또 노동집약산업 입주업체에 대해서는 기술자교육을 위한 지원과
공장설립에 대한 금융지원까지 해주고 있다.

이 산업공단 진출업종으로는 목재가공 가구조립 패널 목재용기 등이
유망하다.

칠레는 특히 장기적인 국제화와 현대화 계획의 일환으로 사회기간시설
구축에 국내외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인프라확충을 위해 오는 2000년초까지 1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서도 물류관련 인프라확충계획이 두드러진다.

칠레는 세계에서 가장 긴나라인 만큼 도로 및 철도망 확충이 절실한
실정이다.

실제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교역증대에 따라 운송시설수요는 매년 12%정도
증가되고 있으나 시설기반이 절대 부족하다.

칠레는 이를 위해 산티아고와 남부지역을 잇는 약1,000km의 철도망
확충계획을 수립 추진중이다.

민영화개념을 도입하여 소유권만 국가가 보유하고 시설확충과 경영 등은
민간이 담당하는 사업방식을 채택해 효율성을 높힌다는 계획이다.

약 4억5,000만달러의 대규모 자본이 투입될 이 사업은 내년부터 국내외
희망업체를 대상으로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97년 중반에 착공돼 2000년초에 완성 예정인 이 사업은 신규 시설설치와
기존 시설개선외에 여객서비스부문도 별도로 추진돼 국내외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기간도로망인 팬아메리카망 확충계획은 지난해말 시작됐으며 1,000km가
넘는 대상도로를 모두 8개구간으로 나누어 확충하고 있다.

이미 건설중인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 구간공사는 현재 입찰중이며 97년
상반기부터 착공될 예정이다.

< 김홍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