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 가쓰시게 <히타치제작소 회장>

현재 세계 경제는 대경쟁(메가컴피티션)시대에 접어들었다.

2차대전 이후 80년대까지를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둔 냉전시대라고
한다면 90년대부터 21세기 초까지는 경제적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대경쟁시대라 할 수 있다.

각국의 기업들이 스피드와 가격경쟁력을 통해 전세계 기업과 다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이같은 대경쟁시대를 거쳐 단일한 룰에 기초한
세계시장이 형성되는 보더리스(무국경)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도국간 격차(남북격차)는 점차 줄어갈
것이다.

선진국은 90년대 대략 2.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개도국은
연간 5.2%의 고성장으로 추격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개도국의 약진은 냉전종식에 따른 정치적 안정과 함께
정보통신 및 수송기술의 진보에 의한 시장규모 확대에 힘입은 바가
크다.

21세기의 산업은 정보통신 서비스 위주의 지식집약형이다.

신산업도 다수 출현할 것이다.

휴대형정보단말기 CS방송 원격교육 전자화폐 등이 그 예다.

경제성장의 제약요인도 종래의 에너지 정치 불안정에서 환경보호가
주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원의 효율적 이용기술이 중시되고 이는 전자정보산업의
발달로 이어질 것이다.

21세기의 전자정보기술은 정보처리 및 네트워크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다.

95년 현재 약 5천만명의 이용자로 추산되는 인터넷은 국경을 초월해
세계를 하나의 망으로 묶을 것이다.

통신기술의 발달은 종래의 사무실을 업무기지화하여 위성중계를 통한
재택근무와 휴대정보단말기를 이용한 이동(Nomadic)근무를 가능케 해
업무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고속 대용량의 통신망이 가정마다 보급되고 정보의 디지털화 등
멀티미디어화로 인해 주문형비디오 전자도서관 원격진료 등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다.

세계 전자정보산업의 시장은 90년 8천5백90억달러 95년 1조2천5백40억달러
로 연평균 7.9%의 성장을 이룩했으며 대망의 2000년에는 1조8천8백50억달러
에 연평균 성장률도 8.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등 부품분야의 고성장과 아시아의 시장성장 등이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하드웨어 산업의 이익률 저하와 제품의 수명주기 단축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다.

이와 같은 세계적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한 히타치의 경영전략은 다음의
여섯가지다.

첫째 경영의 스피드 향상이다.

히타치는 지난해 2월 부터 사업별 소그룹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회사 전체적으로 수행하던 연구와 영업활동을
전력.전기 가전 정보 전자부품 등 각 사업별 소그룹이 나누어 담당,
연구 제조 영업의 의사결정을 신속 원활하게 하고 있다.

또 94년부터 전자메일을 전사적으로 도입, 현재 사용자수가 8만3백명에
이를 정도다.

둘째는 글로벌 경영체제의 구축에 따른 자원배분의 효율화다.

이를 위해 히타치는 일본 아시아 중국 북미 유럽 등 5극체제를 구축해
해외 사업비율을 지난해 26%에서 2000년까지 3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계 최적의 물류시스템을 구축케 될 것이다.

세째는 전략적 제휴의 추진이다.

64메가D램 공장을 하나 짓는 데 10억달러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정도로
최근 신사업 투자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려면 핵심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자원을 집중하고 그밖의 투자에는 외부자원을 활용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또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는 데도 전략적 제휴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네째는 신사업과 신제품 개발이다.

"신사업추진본부"를 조직,히타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포괄적 시스템을 개발키로 했다.

여기서 추진할 사업은 "전자화폐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향후 거래및 유통체제가 완전히 바뀔 것이다.

또 이를 위해서는 전자화폐 IC카드 전자지갑 전자화폐용단말기 POS단말기
등 막대한 하드 및 소프트웨어 수요가 예상된다.

다섯째는 창조적인 연구개발의 추진이다.

그 예로는 빛의 파장의 한계에 도전하는 극세 가공기술에의 도전을
들 수 있다.

반도체 메모리는 지난 4년간 4배정도의 템포로 대용량화돼 왔다.

히타치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과 공동으로 하나의 전자가 1비트의
기억소자 역할을 할 "단일전자메모리"기술을 개발중이다.

또 차세대 통신방식이라 할 비동기적 전송방식(ATM)을 채택한 다중화
전송장치도 개발중이다.

마지막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의 완수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지만 이와 동시에 그 기반이
되는 지역사회에 대해서도 일정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히타치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해외진출지역에서도 교육 예술 과학기술
등에 대한 기부활동과 현지부품산업 육성프로그램 등을 실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또 국제장학재단을 통한 일본에의 해외유학생선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초까지의 대경쟁시대는 세계시장 형성의
과도기다.

이 기간중 개도국의 추격으로 일본은 물론 한국도 지식집약형 산업
구조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21세기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는 데에는 국경없는 세계를 만들고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가능케해 줄 전자정보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자정보산업의 성장은 계속되지만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이다.

한국의 전자정보산업도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세계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의 확보가 필요하며 특히 자원배분의 효율을 위한 세계적 최적
물류체계구축 연구개발 리스트럭처링 등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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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미타 가쓰시게 히타치제작소 회장이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주관한
초청강연회에서 ''21세기 전자정보산업과 경영과제''라는 주제로 연설한 내용
을 요약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