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훈회장의 대표 어록은 "경영자에게 은퇴란 없다"이다.

올해 77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경영 일선을 정력적으로 지키고 있는
그다운 발언이다.

그는 올들어서도 지난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슈퍼 컨테이너선
"한진 런던"호 명명식과 9월의 경북 상주 철도차량 공장 기공식때 활기찬
모습으로 참석했다.

그때마다 트레이드 마크인 엷은 브라운빛 선글라스를 쓰고 감회에
찬 어조로 장시간 연설을 하곤 해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조회장이 기회있을때마다 말하는 특유의 경영 철학은 "꿈을 가진
인간이 해내는 것이 좋은 사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수송 전문 그룹인 한진이 오늘날까지 성장해온 것도 끊임없이 창공으로
바다로 뻗어나가고자 한 넓고 낭만적인 스케일 덕택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때문에 때때로 비과학적이고 반논리적인 듯하게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한진의 미래에 대해서 조회장은 일찌감치 "물류 한국론"으로
접근하고 있다.

좁은 나라를 세계속으로 인도하기 위해 황무지나 다름없던 육.해.공
수송 분야로 과감히 뛰어들었던 정열을 완성시키고자 하는 마스터 플랜이다.

올초부터 4형제들에게 그룹 경영권을 조금씩 이양해주고 뭔가 새로운
것에 골똘해 있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