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비에르가르트에는 ''건축과 예술의 만남''이 구현돼있다.

단지를 둘러보면 전체단지가 하나의 예술공원과도 같이 느껴진다.

발레럽 자치구는 단지 조성을 초기에 투자한 건축비 700만 크로네(약
10억원)의 2%에 해당하는 14만크로네(약 2,000만원)를 건물의 예술성과
건축미를 살리는데 할당했다.

이는 완성된 건물에 단순히 예술작품을 덧붙이는 구태연한 방식이 아니라
초기 설계단계부터 예술가들이 건축가들과 작업을 함께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덴마크 예술재단은 이 단지의 조성을 위해 1명의 컨설턴트를 따로 지명,
단지 전체의 예술적 통합성실현을 돕도록 할 정도였다.

이러한 예술과 건축의 만남은 단지내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꽃무늬로 모자이크된 베란다 유리, 물감을 흩뿌린듯한 벽돌로 이뤄진
보도블록, 주거민의 연령에 따라 다양한 원색으로 칠해진 단독주택, 단지
곳곳에 세워진 조각상 등.

예술적 노력은 하나의 건축물과 주택이 예술작품 그 자체로 표현되고
있다.

단지내 호수가에 나무 널빤지로 지어진 "날개 형상의 집".

대부분 주택의 지붕이 변덕스런 기후로부터 주거민을 보호한다는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과 달리 우리를 구속하는 현실세계의 모든 것들로
부터 벗어나 창공을 비상하는 인간을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또 호수에 접한 남향으로 창문을 내 물에 반사된 태양이 밑에서부터
내부를 조명하도록 독특하게 설계됐다.

특히 올해 5월 23일부터 한달간 치르진 세계주택전시회 "Bo i By(city
living)"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예술성을 살린 건축물들이 지어졌다.

또 이 행사기간동안 각국의 아티스들이 기증한 작품과 행사를 통해
마련된 5억여원의 기금은 앞으로 단지조성 마지막단계에 예술성과 건축미를
살린 단지조성에 쓰여 질것이다.

단지중앙에 위치한 학교를 중심으로 둘러진 "은유의 벽"(95-96년).

덴마크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들인 희화적인 벽이다.

이 벽은 주민들의 레크리에이션 장소로, 시장으로, 콘서트홀로,
파티장으로,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실용예술
공간이다.

뉴욕의 데니스 오펜하임은 잔디광장 곁에 있는 "토기농장"(96년)모형을
통해 단지내 주민간의 교류를 통한 친밀감이라는 이미지를 심고 있다.

또 단지내 광장에는 벨기에의 파나마렌코가 기증한 등에 12개의
프로펠러를 달고 있는 2차대전당시 일본군 비행조종사를 주제로 한
"시범비행"이 설치돼 있다.

로렌스 바이너란 아티스트는 중심도로를 따라 O, X 등의 기하학적인
무늬로 광장까지 수놓고 있다.

이처럼 단지내 주택, 호수, 광장, 도로 등 단지전체가 하나의 예술
공원처럼 가꿔진 곳에 사는 주민들은 그들의 주위환경에 대해 자긍심과
차별성을 만끽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