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아마추어 골퍼 테드 오 (20.한국명 오태근)가 한국 골프대회
(엘로드배 한국오픈)에 처음 출전, "외신으로만 전해져오던" 기량을
고국팬들에게 선보였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가스소재 네바다대 2학년으로 미국 대학골프랭킹
5위권의 정상급 아마추어이다.

금년 8월 일본에서 열린 미일대학대항 골프대회에 출전, 개인전 1위를
차지했고 미국팀이 우승하는데 주역을 맡기도 했다.

지난 93년에는 17세의 나이로 US오픈에 출전, 세계 골프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고 한참 잘 나갈 때에는 프로로 전향한 타이거 우즈와 견줄만한
선수로 각광을 받았었다.

한국오픈 기간에 한양CC에서 그를 만나봤다.

-한국대회는 처음인가.

"그렇습니다.

할머니를 비롯한 친척들,그 리고 한국골프관계자들 앞에서 치려니
상당히 떨립니다"

-미국은 학기중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아는데.

"학교측의 추천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할머니가 편찮아서 한국에 한번 다녀가려 했는데, 때마침 한국오픈이
열린다기에 허락을 받아 출전했지요"

-학업과 골프를 병행해야 하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학업을 전폐하고 골프를 하는 일은 있을수 없습니다.

저는 "커뮤니케이션"이 전공인데 골프선수가 안됐더라면 기자가 되려고
했습니다"

-골프는 언제 어떤 식으로 연습하는가.

"실전위주로 연습합니다.

하루연습일과는 보통 새벽에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단련한뒤
나인홀을 돕니다.

그것이 끝나면 드라이빙레인지에서 100개 정도의 볼을 치고, 맨 나중에
퍼팅과 쇼트게임을 가다듬습니다.

분야마다 골고루 연습하는 셈이지요"

-누구한테 지도를 받는가.

"UCLA의 브래드 셔피코치로부터 교습을 받습니다.

왕년에 미PGA정규멤버로 활약했던 분입니다"

-교습 내용은.

"예전에는 샷 스윙에 중점을 두었는데 요즈음은 멘탈측면에 더 역점을
둡니다.

멘탈이 80%, 스윙이 20%정도 된다고 할까요"

-멘탈측면에서는 어떤 내용의 지도를 받는가.

""꼭 이겨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라는 내용의 교습을 대화형식으로 받습니다"

-타이거 우즈와 종종 비교되는데.

"우즈와 저는 판이합니다.

저는 장난도 좋아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데, 우즈는 어렸을 적부터
"쇼"에 출연하는 등 어른스런 행동을 해왔습니다.

멘탈측면에서 우즈가 한수 위라고나 할까요.

고등학교때 같이 플레이한 적이 많아 서로 잘 압니다.

드라이버샷 거리에서 우즈가 저보다 30야드는 더 나갈 겁니다"

-우즈와 같이 대학 중도에 프로로 전향할 생각은 없는가.

"전혀 없습니다.

어머니께서 골프 못지않게 공부도 중요하다면서 대학졸업후 프로에
가라고 강력히 말씀합니다"

-한국에서 경기해본 소감은.

"그린이 느리고, 페어웨이 잔디도 달라 애를 먹었습니다.

또 OB가 많아 티샷할때 좀 위축되더군요"

테드오는 1라운드에서 한국의 장타자 김종덕과 같은 조였는데 두 선수
모두 270야드 정도의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베스트 스코어는.

"66타입니다.

여러번 쳤어요.

가장 최근에는 96미일대학대항 경기에서 기록했지요.

일본 후쿠오카의 TSU코스인데 닉 팔도가 갖고 있던 최저타수 기록
(68타)을 2타나 경신한 코스레코드라 해서 일본 매스컴들이 법석을
떨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공부와 골프 모두 열심히 해 미국 대학선수랭킹 1위가 되는 것이 당면
목표입니다.

대학을 마친뒤에는 물론 한국인 최초의 미 PGA 멤버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 김형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6일자).